제98회 지역보도부문 뉴스상_낙동강 오폐수 불법배출 추적보도_KBS창원 이대완 기자

공무원이 불법 관로를 만들어서,
똥물을 낙동강에다 버리고 있다아닙니꺼….”
지인이 보여준 영상과 증언은 놀라움 자체였다. ‘불법 배출은 그렇다 치고, 관로를 공무원이 직접 묻었을까’라는 의심이 앞섰다. 창원시와 의창구청 등 관계 기관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하지만 취재 과정에서 만난 북면하수처리장 시공사 관계자 등 관련 내부 고발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환경 수도’를 자처하며 환경 올림픽이라 불리는 람사르 총회까지 개최했던 창원시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차라리 관리 부실이라고 한다면 좀 나았을지도 모른다. 불법을 단속해야 할 자치단체가 스스로 불법 관로를 묻어 2년가량 낙동강 지천으로 오·폐수 불법 방류를 자행했다는 것이 KBS 취재로 확인된 진실이다. 오·폐수 불법 방류 지점에서 1km 하류에는 창원 시민들에게 먹는 물을 공급하는 본포 취수장이 있다.
수백억 대 신도시 특혜 개발이 오·폐수 대란 불렀다!
 
KBS창원의 첫 보도 이후, 북면 신도시 인근 하수처리장 증설 사업에 필요한 예산이 부족해 공사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예산이 왜 부족했을까? 취재팀은 창원시 도시 개발과 등 관계 부서의 회의록과 공문 등을 토대로 창원시가 신도시 개발 당시 민간 개발자들과 토지주들이 내야 할 하수도처리부담금 ‘120억 원’가량을 부과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했다.
 
관련 보도가 연속해 전파를 타면서, 경상남도는 창원시에 대한 특정 감사에 착수했다. 감사 결과, 경상남도는 창원시의 미부과 하수처리부담금이 118억 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KBS 취재진이 앞서 확인한 내용과 거의 유사한 금액이었다. 더 기가 찬 것은 하수처리부담금을 미과하지 않아 생긴 재정 손실을, 창원시는 하수도 요금 인상을 통해 보전키로 했다는 사실이다. 결국, 개발 사업자에게 특혜를 주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전가된 셈이다.
그런데 창원시의 특혜 행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감사결과, 북면 신도시 외에 이처럼 하수처리부담금을 받지 않거나, 부담금을 삭감한 곳이 13개 지구에 달하고, 금액도 310억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창원시의 특혜 행정 실체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관련 공무원 대규모 징계경상남도 ·현직 시장에게 손해배상 할 것
보도 직후, 안상수 창원시장은 오·폐수 불법방류의 책임을 물어 하수시설과 등 관련 부서 전·현직 공무원 12명을 중징계하기로 했다. 또 북면 하수처리장의 물량 일부를 인근 대산 하수처리장으로 보내 처리하기 위해 임시 관로를 매설하고, 임시 오·폐수 저장소를 설치하는 것은 물론 하수처리 문제를 전담할 창원시 환경공단 설립 등 4차례에 걸친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상급 기관인 경상남도가 이번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은 더 매섭다. 창원시가 과거 북면 신도시 외에도 13곳의 사업장에서 420억에 달하는 하수처리부담금을 받지 않은 행정 행위가, 단순 실수가 아니라는 것이다. 경상남도는 이번 사태를 창원시의 무능력, 특혜 행정으로 인해 발생한 일이라고 규정했다. 창원시의 징계안보다 2배 많은 관련 공무원 25명에 대해 징계 처분, 창원시에 대해서는 ‘기관 경고’ 조처를 내렸다. 아울러 하수도 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하지 않아 재정손실을 입힌 전·현직 창원시장과 공무원 등에게 배상 책임을 물었다. 광역지자체가 기초지자체에게 도시개발에 따른 손실보전 조치를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 전격 압수수색..업무상 배임 등도 수사
창원시는 사법처리도 피할 수 없게 됐다. 보도 이후 경찰이 창원시 본청과 의창구청, 하수도사업소 등 4곳을 전격 압수 수색을 했다. 경찰은 하수도법 위반, 직무 유기 등 실정법 위반이 분명한 만큼, 관계자들을 사법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업무상 배임 혐의 등도 수사 중이다. 또, 창원 시의원들과 부산지역 시민단체들도 창원시장의 직접 사과를 요구하는 등 파문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이번 사건의 파장은 현재 진행형이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의 총책임자가 누군지 밝힐 경찰 수사가 남아 있고, 또 하수처리장이 완공되려면 아직 1년이라는 시간이 더 소요되기 때문이다. 단발성 보도에 그치지 않고, 잘못된 행정의 책임을 끝까지 물음으로써 언론의 공적 책임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