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회 지역보도부문 뉴스상_역대 최대 태풍 피해, 울산혁신도시 부실 설계 단독연속보도_울산MBC 최지호 기자

역대 최대 태풍 피해 ‘울산혁신도시 구조적 부실 설계 단독 연속 보도’
 
2016년 10월 5일 태풍 차바가 북상하면서 울산도 영향권에 들었다.
하루 전날까지도 중계차 참여 결정되지 않을 정도로 최근 수년 간 태풍피해는 미미했고,
이렇게 큰 피해가 발생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오전 10시부터 태풍이 거세지며 모든 것이 돌변했다. 1천 곳이 넘는 시가지와 차량 1만 대가
침수됐고 2천억 원의 재산피해와 시민 3명이 숨졌다.
취재진은 재해방송과 별도로 태풍 피해의 원인분석에 들어갔다.
태풍 피해 바로 다음날 울산MBC가 가장 먼저 방송한 돌직구40 프로그램에 출연한 울산대 조홍제 교수는 한국토지주택공사 LH가 울산혁신도시를 조성하면서 홍수유출량 등 설계를 잘못
한 점을 지적했다. 지역의 수리 전문가인 조 교수의 지적에 따라 우선 구체적인 자료 수집에
들어갔다. LH와 울산시, 그리고 취재원 등을 통해 울산혁신도시 조성 당시 작성한 사전재해영향평가서를 단독 입수해 1천여 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을 분석하고 LH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구조적으로 사전 설계를 부실 작성한 정황을 확인하고 단독 연속 보도에 들어갔다.
한국토지주택공사 LH가 지난 2007년 착공한 울산혁신도시, 사전재해영향성검토는 일정규모 이상 시가지 공사를 하기 전 반드시 작성하는 서류다. 자연재해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이 평가에 따라 빗물저장소와 하수관거 등 홍수예방시설들이 설치된다.
취재팀이 입수한 분석한 설계서는 부실덩어리였다. 개발 전 혁신도시 부지가 산과 밭일 때와 개발 후 콘크리트로 덮였을 때의 빗물 유출량 차이가 없는 것으로 평가분석돼 있었다. 특히 빗물을 잘 흡수하지 못하는 도로나 주차장을 빗물을 잘 흡수하는 주거지역에 포함시켜 결과적으로 홍수 피해가 적을 것으로 계산했다. 이처럼 빗물 유출량을 축소 계산하다보니 빗물 저장소 용량을 크게 만들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설계용량도 소규모인데다 형식적으로 설계돼 홍수 억제기능을 전혀 기대할 수 없었다. LH가 작성한 재해영향성평가서는 국토교통부와 소방방재청 심의까지 통과해 공사가 추진됐다.
 
최초 설계와 달라진 평가서…홍수유출량 위험 알고도 축소
 
취재팀은 LH가 왜 이런 엉터리 재해영향평가가 나왔는지 그 과정이 궁금했다.
첫 방송 이후 울산혁신도시 재해영향평가서의 최초 본안을 추가 입수해 다시 분석에 들어갔다. 최초 설계서는 확정된 계획과 너무나 달랐다. 홍수때 하류지역 피해가 예상된다며 조사대상에 사업지구 밖인 상.하류 지역을 포함하고 배수시설을 50년 빈도에 맞추도록 했지만, 수정보고서에는 이같은 내용이 빠지고 빗물유출량 변화가 없는 걸로 나왔다. 또 평가서가 울산시 검토에서는 수리전문가가, 소방방재청 심의에서는 지역전문가가 참여하지 않은 채 그대로 통과됐다. 작은 규모나마 설치된 빗물저장소도 저장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는 생색내기용에 그쳤다. 결국 혁신도시에서 모인 빗물이 하류지역에 미칠 영향이 명확한데도 대책을 세우지 않아
역대 최대 규모의 태풍피해를 입은 것이다. 한마디로 총체적 인재로 드러난 것이다.
울산혁신도시 부실 설계를 고발한 울산MBC 단독보도이후 LH는 환경단장을 대표로 해명에 나섰다. 그러나 해명자료 역시 “수치가 단순오타였다”거나 “빗물저장소가 필요 없지만 하류지역 주민들이 불안해하니까 설치했다” 등 스스로 평가서에 오류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면피성 변명으로 일관했다. 특히 대규모 시가지를 조성하면 홍수 피해 위험이 커진다는 상식에도 불구하고 허술한 계산 과정 속에 나온 평가서 수치를 믿을 수밖에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더욱이 수년 전부터 혁신도시 하류에 사는 주민들이 수차례 홍수방지대책을 요구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사전재해영향평가서의 수치를 근거로 이를 묵살해왔음이 취재결과 드러났다.
 
침수피해 주민 집단행동..LH 용역 재조사 책임자 처벌 약속
 
LH는 울산혁신도시 조성 이후 3천억 원대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380건이 넘는 각종 하자가 드러나면서 울산시가 인수를 거부해 당초 계획를 초과해 수년째 준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공기업인 LH가 눈앞의 이익만 쫓아 혁신도시를 건설해 홍수방지시설도 축소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태풍 차바로 물바다가 된 울산 중구 태화동 일대 주민들은 혁신도시를 설계한 LH에 있다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LH를 상대로 1인 시위는 물론 집단 항의 방문과 집단 소송에 들어가 현재까지 1만 명에 가까운 주민이 서명에 참여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역방송과 신문 등 언론을 통해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비중 있게 다뤄졌다.
LH는 울산MBC 보도에 대해 태풍 차바가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였고 홍수피해에 대해 울산시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을 논해야 할 것이지 자신들의 사업지역만 비판하면 안된다고 밝혔다.
또 주민들의 요구에 대해서도 일방적인 주장만으로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며 침수피해 원인부터 정확히 분석해야한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지역사회의 거센 비난이 계속되면서 울산혁신도시 재해영향평가를 원점부터 재조사하고 문제가 드러나면 부실설계 책임을 물어 책임자를 처벌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와 울산시도 홍수피해를 막기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해 3천억 원의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침수피해가 컸던 울산혁신도시 아래 태화와 우정시장 일대에는 475억 원을 들여 배수펌프와 우수관로를 대폭 보강하겠다고 밝혔다. 또 재난지원금과 재해구호기금을 활용한 수재민 현금지원과 상권 활성화를 위한 후속 대책도 마련됐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지만 수해방지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통해
다시는 이같은 인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하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언론의 감시기능에 충실했다고 자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