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회 전문보도부문_재벌 계열 식당의 중소상권 침투 지도 작성 및 제도 허점_KBS 정재우 기자

KBS: 재벌 계열 식당의 중소상권 침투 지도 작성 및 제도 허점 연속 보도
 
“대기업 프랜차이즈에서 좋은 가격, 좋은 퀄리티의 한식뷔페가 접근성이 좋은 곳에 입점 되면 그곳으로 발길이 이어지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싶다”
 
기사에 달렸던 댓글 중 하나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식당, 이른바 재벌식당을 옹호하는 내용이다.
 
취재하고 기사를 쓰는 내내 마음에 걸렸던 것은 이 같은 인식이다. 나 또한 계절밥상에 가서 맛있게 식사한 적이 있을 정도니, 그 마음을 모르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는 소비자의 입장일 뿐, 그 식당과 경쟁해야하는 자영업자의 입장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보도를 보고 찾아온 한 대기업 음식점 운영사 홍보담당자는 “우리 한식뷔페는 수십명이 연구해 계절마다 제철음식을 활용한 신메뉴를 내놓는다”고 자랑했다. 이런 음식점과 맛으로 승부한다고?
 
한 누리꾼은 기사를 보고 자영업자와 대기업 운영 식당과의 경쟁을 ‘오이 들고 칼든 사람과 결투하는 꼴’이라고 평가했다. 그야말로 불공정 경쟁이다.
 
이런 이유로 2013년부터 4년째 동반성장위원회는 음식점업 7개 업종(거의 모든 음식이 포함됨)을 중기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대기업에 진출을 자제해달라고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쇠귀에 경 읽기’였을까. 어찌된 일인지 대기업이 운영하는 한식뷔페가 최근 3년간 100곳 넘게 문을 열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이런 현실을 사람들에게 쉽고 명확하게 알릴 수 있을지 고민했다.
 
우선 대기업 계열 한식뷔페의 위치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상권 데이터를 입수해 ‘대기업 계열 식당의 주요 상권 침투 지도’를 만들었다. 또 대기업 계열 식당 주변에 얼마나 많은 중소 음식점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한식뷔페 주변 음식점 지도’를 인터랙티브 방식으로 만들었다.
 
이를 통해 대기업 계열 한식뷔페가 얼마나 많은 중소 음식점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지를 확인했다.
 
중기적합업종에 지정된 이후에도 대기업이 100곳 넘는 한식뷔페를 연 비결도 알아봤다. 역세권, 자사 소유 건물, 복합다중시설 등에 입점을 허용하는 예외규정이 대기업 계열 음식점의 주요 상권 침투에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
 
보도는 한식뷔페를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대기업 계열 음식점이 한식뷔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종류의 대기업 계열 음식점이 이미 우리 주변에 들어서고 있고, 앞으로도 더 많이 늘어날 것이다.
 
‘지나치게 너그러운’ 예외규정이 대기업의 음식점업 진출을 허용하는 ‘면죄부’로 작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동반성장위원회가 주장하는 ‘동반성장’이 공허한 외침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꼼꼼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KBS 정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