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회 지역보도부문 뉴스상_‘한국동서발전 발암물질 유출 수산물 파문’ 연속보도_울산MBC 이용주 기자

국가 공기업의 두 얼굴
 
논란 속에 잠긴 유해물질
 
8월의 첫 날, 공기업 한국동서발전이 ‘디메틸폴리실록산’이란 유해물질 수백톤이 들어간 온배수를 바다에 유출했다는 울산해경의 보도자료가 나왔다.
배포 당일부터 언론사들의 기사가 쏟아져 나왔고, 대부분의 방송사들도 이 사건을 전국 뉴스로 다루면서 큰 반향을 끌었다.
이 과정에서 고리원전을 시작으로 한국동서발전과 배출 공정이 비슷한 다른 발전소들도 유해물질을 바다에 유출한 사실이 속속 드러났다. 울산해경 수사결과 발표의 파장을 지켜본 해경본부는 전국의 발전소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하겠다며 수사를 확대했다.
하지만 해당 물질이 배출되면 안 된다는 명확한 법규가 없다는 동서발전의 해명과 생태계에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 정확한 피해 내역이 집계된 게 없다는 이유로 사건은 ‘논란거리’취급을 받기 시작했다.
한 목소리를 내도 모자랄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도 관련 법규를 서로 달리 해석하며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시민들의 관심은 식어갔다.
 
정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걸까?
 
발전소가 수십 년에 걸쳐 유해물질 수천 톤을 방류한 게 단순히 논란거리에 그치는데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울산대학교 연구팀에 의뢰해 발전소 주변 바다에 대한 성분 분석을 해 보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거품제거제를 구성하는 실리콘은 순수상태에서는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실제 발전소 온배수 배출에 사용된 소포제는 불순물이 가득한 단가 맞추기용 싸구려 제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발전소 주변 바다에서 해녀들이 채취한 수산물에서는 기름이나 석탄을 태울 때 나오는 1급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EU허용 기준치의 7배를 초과해 검출됐다.
인체에 해로운 각종 불순물도 덕지덕지 묻어 나왔다.
이번 사태가 촉발된 원인 중에 하나는 해양오염물질에 대한 국내 법규가 제각각이라는데 있었다.
기준이 흔들리니 기관별 해석과 대처도 엉망이었던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해외법을 그대로 베껴온 데서 그 이유를 찾고 있다.
해양오염물질에 대한 보다 객관적인 연구와 구체적인 국내 법규 제정비가 시급한 이유이기도 하다.
울산해경은 9월 초 한국동서발전 사건을 마무리 짓고 검찰에 송치했다. 배출 공정이 비슷한 타 지역 발전소와 이들을 담당하는 수사기관들이 울산의 검찰 수사와 재판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청자들의 응원이 헛되지 않도록 이 사건이 어떻게 결론나는지, 산업부와 해수부의 대책과 해경본부의 전수조사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끝까지 지켜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