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회 전문보도부문_[마부작침] 대기획 특별사면_SBS 권지윤 기자

특권층의 보호구로 전락된 특별사면은 범죄
 
특별사면은 언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비판받은 대표적인 대통령의 제왕적 권력 중 하나다.
그러나 이런 비판에도 특사는 끊임없이 반복됐다. ‘형사판결을 교정해 사회정의를 세운다’는 특사의 목적은 사라진지 오래됐다.
오로지 범죄를 저지른 소수의 특권층을 방면해주는 면죄부로 사용됐다.
이런 부정의가 반복되는 걸 막기 위해 SBS뉴미디어국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역대 특사 대상자를 전방위적으로 추적했다.
이들에 대한 특사가 사회정의를 얼마나 무기력하게 만들었는지를 실증적으로 보도하기 위해 장시간 준비했다.
666건의 특사 실명 대상자를 파악했고, 이들의 직책 등 이력까지 확인해 ‘특권층 보호구’로 전락한 특사의 실태를 확인했다.
그 결과 경제인, 정치인, 고위공직자, 대통령 친인척 등 소위 한국 사회의 권력층은 유죄 확정부터 사면까지 평균 2년(754일)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최초로 발견했다.
또 사면을 받고 재범을 한 이들까지 파악해 권력층 특사의 명분이었던 ‘사회통합과 경제 살리기’의 허구성도 확인했다.
또, 유죄 확정 후 5일 뒤에 사면을 받는 등 유죄 확정 후 100일 이내에 사면을 받은 사람이 상당수임을 확인하고, 이들에 대한 사면은 대통령과의 교감 속에 실시되었을 개연성이 높다는 점을 입증했다.
취재를 통해 드러난 대통령의 특사는 우리 정부, 사회가 강조한 법치주의와는 동떨어져 있었다.
반복된 특사 속에서 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커졌고, 이는 법치주의에 대한 극단적인 냉소와 좌절감만 조장시켰다.
헌법의 최우선 가친인 ‘법 앞에서 평등’은 특사에선 예외가 되면서 ‘법치주의’는 그저 교과서에 나오는 형식적인 단어에 불과하게 됐다.
지난 8월15일에도 어김없이 특사가 이뤄졌다.
경제 활성화라는 미명 아래 기업오너 등 권력층은 자유의 몸이 됐다.
재계에서 “기업 오너가 수감돼 있으면 기업이 어려워 진다”고 운을 떼면, 보수진영과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며 사면으로 화답했다.
이렇듯 특사를 요구하는 쪽은 항상 법과 원칙을 강조했던 보수진영이었다. ‘평화집회’에서 시민들이 정당한 요구를 해더라도 도로 밖으로 나가는 순간, ‘불법시위’로 간주해 물대포를 쏘며 “법치주의, 엄격한 법집행”이라고 강조했던 보수진영이 유독 사면에선 다른 태도를 보인 것이다.
법치주의를 무너뜨린 건 시민일까, 아니면 최고 권력자의 자의적인 사면일까. 사면이 특권층의 보호구로 전락하면, 사면도 범죄일 뿐이다.
 
SBS 권지윤 기자 legend8169@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