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회 지역보도부문 기획보도상_해양레저특구의 진실_부산MBC 임선응 기자

지난했던 질문

서울에서 가족과 친구 등등 손님들이 많이 온다. 부산에 살다보니, 특히 그렇다. 그네들이 오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소위 관광 명소를 돌아본다. 송정이나 동백섬, 수영강 등지 말이다. 이 아름다운 자연 속에는 흉물처럼 건물들이 서있다. 가족과 친구 등등은 종종 이 건축물이 무엇인지 궁금해 했다. 그런 질문을 받기 시작한 게, 수습으로 눈물 질질 짜던 돌던 2011년부터였다. 이후, 해마다 같은 질문을 들었다. 이번 보도는 그 지난했던 질문들에 대한 대답이다.
별다를 것 없는 취재 과정
해양레저사업을 부산의 미래라고들 한다. 해양레저를 통해, 부산을 세계적인, 비록 가본 적은 없지만, 광고나 영화에서나 볼법한 멋진 바다 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에서다. 그런 이유로 정부를 포함한 지자체는 해운대구를 해양레저특구로 지정했다. 벌써 10년도 더 된 이야기다. 자연 속에서 흉물로 전락한 위의 건물들은, 해운대구가 해양레저특구가 된 뒤에 들어선, 해양레저시설들이다.
취재과정은 지극히 고전적이다. 누구나 그러하겠지만, 어떤 취재를 하든지 간에, 가장 첫 번째로 해야 하는 건, 내가 알아야 할 대상에 대한, 거의 완전한 재구성이다. Full Story를 꿰어야 한다.
해운대구가 해양레저특구로 이름 붙여진 지, 10여 년 동안의 자료가 모두 필요했다. 자료 확보에만 석 달이 넘게 걸렸다. 받은 자료를 쌓아보니,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의 분량이었다. 틈이 날 때마다 읽었다. 별일 없을 때면 읽고, 자기 전에도 읽고, 일요일에도 읽고, 휴가 때도 읽었다.
5회독 정도 하면서, 요약본을 만들었다. 그리고 요약본을 통해 해양레저특구를 들여다보면서,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의혹들을 다시 목록으로 만들었다.
해당 목록과 관련한 현장을 돌고, 이와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다.
기자들은 현장에서 종종 쾌감 같은 걸 맛본다. 이번 취재의 경우에도, 페이퍼 속에 들어있던 의혹들이 현장에서 확인될 때마다, 뒷목이 찌릿 찌릿 했다. 수영강 수중탐사 과정에서 수백 톤의 건축 폐기물을 눈으로 보았을 때, 부동산 공인중개 업체에서 땅 투기와 관련한 답변을 들었던 순간, 특구추진위원회에 몸담았던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취재에 대한 확신을 가졌던 때 등등. 어느 취재가 그렇지 않겠냐마는, 힘들고 어려웠지만, 다 지나고 돌아보니, 기자라는 직업을 선택하기를, 참 잘했다는 시간들이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