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뉴스부문_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_SBS 이병희 기자

전날 밤 모임이 늦게까지 이어지는 바람에 당일(5월 23일) 휴일근무을 위해 출근하는 내 발걸음은 유난히 무거웠다. ‘토요일인데 별 일 없겠지?’, ‘오늘은 정말 별 일 없었으면…’ 하는  기대 반, 푸념 반 심정으로 회사에 도착했다. 하지만 사무실에 도착해 노트북을 펼치는 순간 보도국은 ‘평온한 토요일’을 기대하는 내 바람과는 전혀 다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5월 23일 새벽 봉하마을 뒷산에서 투신을 했고, 부상 정도가 심해 소생이 힘 들 것 같다’는 1차 정보가 입수돼 보도국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일부 언론에는 ‘건강 이상설’ ‘병원 입원설’ 정도로만 보도되고 있는 시점…. 우리가 취재한 ‘투신’, ‘자살’ 정보는 그 보다 한 발짝 더 나 간 말 그대로 ‘뉴스’였다.
전날 야근을 한 기자들과 휴일근무를 위해 출근한 기자들이 긴박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던 프로그램을 급히 끊고, 스튜디오에 선배 기자들이 앉아 뉴스속보를 진행하 기 시작했다. 마침 사회부 당직 근무였던 난 진행되는 상황을 계속 업데이트해서 전화연결로 보도 하는 역할이었다. 기사는 써야하는데, 정보가 부족했다. 뉴스속보가 시작되고 전화연결을 하기 전 까지 짧은 시간동안 우선 네 문장짜리 기사를 썼다. 노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 뒷산에서 투신했고, 현재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부상이 심하다는 정도의 내용이었다.
전화를 붙들고 방송을 기다리는 순간, 사무실의 다른 기자 선배가 “노 전 대통령 ‘사망’ 확인됐다!” 고 소리쳤다. 한쪽 귀로 뉴스속보 방송을 들으면서, 다른 쪽 귀로는 정보가 계속 업데이트 되는 상황이었다. 전화 연결이 되기 직전까지도 난 고민을 했다. ‘자살’, ‘사망’ 이라는 표현을 써야할까? 좀 더 확인이 필요한 것 아닌가? 만약 상황이 달라진다면…. T.T
하지만 ‘사망’이라는 팩트를 말하는 선배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있었고, 난 눈을 질끈 감고 전화 반대편 귀로 들은 실시간 정보를 방송으로 전했다. 지금 ‘취재후기’를 쓰고 있지만 사실은 ‘방송후기’라고 하는 게 더 맞는 것 같다. 결정적인 중요 취 재는 모두 선배들이 했고, 난 선배를 믿고 방송을 했을 뿐이다. 그 어느 때보다 바빴던 오전, 서로 믿고 뛴 보도국 선후배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