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회 이달의 방송기자상 심사평

제87회 이달의 방송기자상에는 뉴스 부문 3편, 기획보도 부문 3편, 지역뉴스 부문 7편, 지역기획보도 부문 7편 등 모두 20편이 경합을 벌였습니다.

뉴스 부문에서는 국회 상임위 위원장이 의원실에 카드단말기까지 설치해놓고 관련 공기업들에게 자신의 시집을 불법 판매했다는 뉴스타파 보도가 선정됐습니다. 출판기념회를 통한 정치자금 편법 모금은 과거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지만, 이번 보도는 국회의원들의 이른바 ‘갑질’이 어느 정도에 이르는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냈습니다. 정부든 여당이든 야당이든 성역 없이 비판하는 독립 언론의 위상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기획보도 부문에서는 KBS의 ‘노동위 심층보고서 – 누가 심판하는가?’를 수상작으로 선정했습니다. 고용 불안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노동자의 생존권을 다루는 해고 관련 분쟁을 일차적으로 심판하는 노동위원회 공익위원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그들의 판정에 문제가 없는지를 파헤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봤습니다. 특히 6천 5백여 건의 사례를 분석한 데이터를 통해 노동위원회의 비전문성과 편향성을 수치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지역보도 부문 뉴스상에는 전북대병원 군산분원 사업부지 선정 과정의 문제점을 오랜 기간 집요하게 파고들어 결국 철회시킨 전주MBC의 ‘복마전으로 전락한 국립대병원 건립사업 – 1년간의 추적보도’가 뽑혔습니다. 멸종위기 생물의 서식지를 지켜냈다는 환경적 측면과 함께,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권력형 비리의 여러 유형들을 적나라하게 파헤친 수작으로 평가됐습니다.

아울러 차량 주행시험에 사용한 뒤 폐기해야 하는 테스트 타이어를 새 것으로 둔갑시켜 시중에 유통시키는 실태를 밝혀낸 KBS 대전총국의 ‘테스트 타이어 대량 유통’ 단독 보도는 취재가 쉽지 않은 소재를 파헤쳐 국민의 생명을 지켜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아쉽게도 수상작에 뽑히지는 못했습니다.

지역보도 부문 기획보도상에는 전주MBC의 ‘농부, 씨앗을 잃다’가 선정됐습니다. 종자산업이라는 외양에 가려져 종의 다양성이 위협받고 있는 현실을 농업인의 시각에서 잘 짚어줬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같은 기자가 지역보도 부문의 뉴스상과 기획보도상에 각각 수상자로 선정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심사위원들이 소속사와 기자를 고려하지 않고 작품만을 놓고 심사한 결과였습니다.

심사를 하면서 전국의 많은 기자들이 좋은 보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 방송의 현주소에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지난해 그토록 기자들을 반성하게 만들었던 세월호 사고의 청문회가 열렸지만, 지상파와 보도전문채널 어디에서도 이를 생중계하지 않았습니다. 재난재해의 원인 규명과 책임 추궁, 이를 통한 재발 방지라는 언론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입니다. 함께 고민해 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