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회 뉴스부문_인분교수 사건_YTN 김주영 기자

◎ 두 얼굴의 인분 교수…추악한 갑질 드러내기

  • 믿기 어려운 제보…그리고 힘겨운 퍼즐 맞추기

취재의 시작은 몇 달 전 걸려온 짧은 전화 한 통이었습니다. 한 교수가 자신의 제자를 고용해 심하게 부려먹고 차마 사람에게 했다고 믿기 어려운 가혹행위를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처음 접한 내용은 구체적이지 못했고, 제보자를 온전히 신뢰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다시 제보자와 접촉을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제보자는 갑자기 연락을 받지 않았고 종적을 감춰버렸습니다. 취재진은 관련된 실마리를 조금이라도 찾기 위해 경찰이나 검찰 등 수사 기관을 통해 취재에 나섰지만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시간은 흘렀고 취재진은 이번 사건을 포기해야 하나라는 걱정에 사로잡히게 됐습니다. 그렇게 실망감이 커질 때쯤 다른 제보자와 연락이 닿게 됐습니다. 물론 이번에 제보자가 전해준 정보 역시 크게 구체적이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교수가 제자에 인분을 먹이고 학대를 했다는 끔찍한 상황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취재를 이어나갈 최소한의 정보를 확보할 수 있었고, 다시 취재의 불꽃은 피어올랐습니다.
취재진은 역할을 나눠 관할 경찰서와 검찰청으로 투입됐습니다. 기본적인 수사 상황과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데 기자들은 주력했습니다. 물론 수사 기관에서는 사건의 잔혹함 그리고 조사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인지 사실 확인조차 제대로 해주지 않았습니다. 피해자와의 연결도 어려워 구체적인 입장을 확인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또 한 번 닥쳐온 난관을 넘기 위해 취재진들은 다시 주변 취재에 열중했습니다. 교수가 재직했던 대학교, 일했던 사무실 등 주변 취재에 힘을 쏟으며 작은 퍼즐 조각을 찾는데 노력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금씩 사실 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고, 결국 피해자, 그리고 가해자 측 변호인까지 접촉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상 커다란 퍼즐이 대부분 맞춰졌던 겁니다. 마지막으로 남은 문제는 조금이라도 사실 관계가 다르거나 구속영장이 기각될 경우 기사가 가진 힘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부분이었습니다. 때문에 모든 취재를 마치고서도 구속영장이 발부되기를 기다렸습니다. 우리의 취재가 틀리지 않았다는 부분을 사실상 마지막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과정이었기에 가장 숨 막혔던 시간 중 하나였습니다. 타사에서 사건을 알아채고 기사화하면 어떨까하는 걱정도 취재진을 긴장시켰습니다. 다행히 영장은 발부됐고 취재진은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가장 먼저 기사를 내보낼 수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 준비했던 퍼즐이 완성된 셈이었습니다.
 

  • ‘갑질’이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길 바라며…

취재 이후 구속된 교수는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또 재직하던 학교에서도 파면돼 일정 기간 동안 교직 생활을 할 수 없게 됐습니다. 본인 역시 크게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는 말을 담당 변호인을 통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이번 사건에 있어서 문제가 된 교수는 나름 죗값을 받았고, 앞으로도 받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방송이 나간 이후 장시간 혹독한 가혹행위에 노출된 피해자 치료를 돕겠다는 병원 등과 독지가들이 연락이 왔습니다. 피해자와 연결을 시켜줬고 조속히 큰 정신적 육체적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건강하게 사회에 복귀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피해자를 돕기 위한 후속 취재 역시 아직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취재는 단순히 한 사건에 대한 고발과 개선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더 중요한 부분은 이번 보도를 통해 시민들이 우리 사회의‘갑을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여전히 남아 있는 병폐에 대해 개선 필요성을 공감하게 됐기를 바랍니다.
특히 우리 사회에 청년 고용 문제가 심각한 상황. 꿈 많은 청년의 고민을 악용한 교수의 갑질은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봅니다. 때문에 향후 상아탑 안팎에서 벌어지는 부당한 갑질 행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적절한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 부분이 미흡하고, 그로인해 또 다른 불미스러운 사건이 벌어진다면 멈추지 않고 다시 취재의 열기를 살릴 생각입니다.
더불어 이번 취재를 통해 취재의 기본을 다시금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취재원을 중요하게 생각할 것. 사소한 정보도 소홀히 여기지 말 것. 그리고 취재에 어려움이 있다고 멈추지 말 것. 당연해 보이는 이런 명제들이 의미 있는 기사를 만들고, 또 과분한 상까지 받게 만들어줬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팀이 개인보다 강하다는 것을 알게 해준 팀원들, 그리고 항상 도와주고 조언을 아끼지 않은 선후배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