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회 뉴스부문_경력법관 임용 논란 단독 및 기획보도_MBN 서정표 기자

 
깜깜이 인사’…과연 공정한 경력법관 임용인가
흔히들 사법부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다고 말한다. 그래서 사법부를 이루는 법관은 개개인이 독립된 재판부이기 때문에 한 사람 한 사람이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는 수호자라고 할 수 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거창하게도 들린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법관 선발은 그 어느 절차보다도 투명하고 공명정대하게 이뤄져야 한다.
 
대법원은 사법부 역사상 처음으로 로스쿨 출신 변호사를 경력법관으로 선발했다. 임용일은 지난 7월 1일이었지만 합격자 발표는 7개월 전인 지난해 12월에 이뤄졌다. 그런데도 대법원은 누구를 뽑았는지 6개월 동안 꼭꼭 숨겨왔다. 심지어 합격자들에게 입단속을 시키기도 했다. ‘깜깜이 인사’라는 말이 나온 이유다. ‘대법원은 대체 무엇을 숨기려 한 것일까?’ 의문은 여기서 시작됐다.
 
이거 취재 좀 되겠는데?
6개월 동안의 취재는 녹록지 않았다. 무엇보다 합격자 명단을 입수하기 어려웠다. 중간에 취재를 접어야 하나 힘들 때도 많았다. 망망대해에서 헤매기를 한참, 결국 합격자 명단을 단독으로 입수하는 데 성공했다. 명단을 손에 쥔 순간, 흥분했던 당시 상황이 지금도 생생하다. 밤낮없이 명단과 씨름하기를 나흘째 경력법관 채용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분석할 수 있었고 그 때 느낌이 왔다. ‘취재 좀 되겠구나’
 
약 한 달에 걸친 보도의 반향은 컸다. 판사 임용 과정에서 공정성 문제가 제기된 건 초유의 일이니 만큼 법조계는 물론 언론의 관심도 뜨거울 수밖에 없었다. 재판연구원(로클럭) 출신 경력법관 합격자가 자신이 일했던 재판부 사건을 수임했다는 단독 보도는 양심과 원칙 하나로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는 많은 법조인들의 공분을 샀고 국민을 분노하게 했다. 물론 팩트 검증 과정은 그 어느 취재보다 꼼꼼히 하려고 노력했다. 파장이 예상된 취재였던 만큼 검증도 다각도로 했다. 현직 판사와 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 로스쿨 출신 변호사 그리고 교수 및 전문가 등을 수시로 괴롭힌 것은 그런 이유에서였다.
 
소통 거부폐쇄주의와 권위주의에 갇힌 대법원의 민낯
물론 아쉬운 점도 없었던 건 아니다. 문제가 있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임용을 취소할 정도까지는 아니라며 대법원이 경력법관 임용을 강행한 부분이다. 그러면서 향후 제도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로 대신했다. “국민들의 우려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해 임용심사를 철저히 하도록 하겠다.”는 짤막한 한 마디가 당시 대법원의 입장이었다. 폐쇄주의와 권위주의에 갇혀 소통과 변화를 거부하는 대법원의 또 한 번의 민낯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느낌 좋은 취재’…최고의 팀웍
6개월에 걸친 취재는 MBN 법조팀원의 협업으로 이뤄졌다. 취재 내내 잔소리를 감내하면서 서류와 싸움을 해야 했던 팀원들의 노고가 컸다. 그리고 소위 ‘얘기되는 아이템’을 법조팀 취재력 하나 믿고 끝까지 기다리고 결국 전파를 타게 도와주신 사회부장과 팀장에게도 감사드린다. 많은 취재를 했고 앞으로 더 좋은 취재를 하겠지만 이번 취재는 처음부터 느낌이 정말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