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회 지역보도부문 뉴스상_대규모 관광유통단지 사업변경 문제점 연속보도_KBS창원 오종우 기자

 

대기업 잇속 챙기기사업계획 변경 안 돼

경남 김해에 있는 김해관광유통단지는 87만여 제곱미터나 되는 대규모 개발단지이다.
1970년대 경지정리까지 마친 이 땅은 모두 비옥한 논 들이였다. 농민들이 조상대대로 내려온 옥답을 개발 사업에 어렵게 내놓은 건 지역에 부족한 대규모 테마파크와 호텔, 콘도, 스포츠센터 등이 들어서 지역경제를 좀 더 활성화해 줄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민간개발자인 대기업이 17년 동안 사업을 미뤄 오다, 이젠 일방적으로 사업계획을 변경해 테마파크 등은 제외하고, 수익성이 큰 아웃렛을 추가로 확장하고 아파트까지 건설하려 한다는 말들이 퍼졌는데, 취재결과 사실이었다.
 
■대규모 관광유통단지, 대기업 당초 약속 지켜야
지난 1996년 경상남도와 롯데가 맺은 ‘대규모복합 유통단지 조성 협약서’에서 애초 완공시기는 1998년 말까지였다, 하지만 17년이 지난 현재까지 전체 11개 시설 가운데 아웃렛과 시네마 등 5개 시설만 들어섰고, 나머지 6개 시설은 착공조차 되지 않은 상태이다.
이런 가운데 대기업이 지역발전을 선도할 시설들이 들어서기만을 기다려온 주민들의 바람은 외면한 채, 자신들의 이익극대화만을 위한 사업변경을 추진하려 해, 이를 적극적으로 공론화 하고, 또 지역의 여론을 충분히 반영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더욱이 그동안 지가 상승을 고려하면, 지역민들이 사업계획 변경을 받아들이기는 어려웠다. 과거 모두 논이었던 김해관광유통단지는 농민들로부터 사실상 헐값에 매입했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 상업지역으로 바뀌어, 땅값이 매입 당시보다 최대 50배가량 올랐다. 김해관광유통단지 전체 땅 값이 최대 1조 6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김해관광유통단지 활성화를 위해 주변 4개 도로를 개설하는데 들어간 예산만 1,760억 원이나 된다. 만일 김해관광유통단지가 대기업 돈벌이를 위한 상업시설들 위주로만 변경된다면, 이 도로들조차 본래 목적과 달리 ‘대기업 영업을 위한 도로’로 변질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런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김해관광유통단지는 애초 계획대로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취재진이 만난 거의 모든 사람들의 의견이었다.
그리고 개발계획 변경 뒤 아무리 많은 비판기사를 내기보다, 사전에 시민들의 올바른 여론 형성을 위해 지금까지의 추진과정과 현재 진행 상황, 또 앞으로 발생할 문제점을 제대로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하겠다는 판단이 섰다.
특히 대기업이 처음 약속과 달리 사업을 변질시키는 사례를 자주 접했던 바, ‘사후약방문식’ 보도 보다는 시청자와 지역주민들에게 제때 필요한 정보를 제시하는, 언론의 ‘사전 감시와 정보제공자’로서의 역할을 되새겼다.
개발계획 변경 안이 제출돼 승인될 경우, 발생할 문제점은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기존 아웃렛만으로도 의류판매업소를 중심으로 지역 중소상인들의 어려움이 큰 데, 김해관광유통단지에서 아웃렛 확장 등 상업시설이 대폭 늘어나면 더 큰 타격은 불 보듯 뻔했다
또 사업변경이 대기업에게 유리하게 이뤄질 경우, 지역민들이 느낄 허탈감과 신뢰감 상실, 무엇보다 ‘결국 이번에도 대기업이 뜻하는 대로 돼 버렸다’ 하는 자조감과 냉소주의 확산이 우려됐다.
사업 변경이 가져올 막대한 문제점과 파장에도 불구하고, ‘사업 계획 변경’이라는 실체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은 대상을 취재하기는 쉽지 않았다. 또 기업도 내부 사정이라며 정보공개를 꺼렸고, 자료를 협조 받는데도 제약이 많았다.
하지만, 김해관광유통단지 사업변경의 문제점을 인식한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는 8차례나 연속 보도를 하는 밑바탕이 됐다. 애초 김해관광유통단지에 농지를 넘긴 농민들은 사업 초기에 가졌던 기대감과 현재 느끼는 실망감, 우려를 잘 전달해줬고, 중소상인들은 그동안 겪은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하며 적극적으로 취재에 응해 주었다.
이와 함께 김해지역 50여 개 시민사회단체들이 나서 사업계획 변경에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해당 대기업 제품 불매운동까지 불사하겠다고 밝힌 점은 김해관광유통단지가 지역의 주요 관심사가 돼, 공론화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김해관광유통단지 민간사업자인 대기업은 사업계획 변경을 목표로 추진하던 용역을 보류하기로 했다. 또 사업계획 변경 승인권을 가진 경상남도도 애초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윤극대화 보다 지역민들과의 약속과 신뢰 형성이 더 중요
기업의 목적이 영리추구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지역민들과의 약속과 신뢰형성은 더욱 중요하다. 더욱이 김해관광유통단지가 지닌 상징성과 지역발전을 위해 오랜 기간 기다려 온 주민들을 생각하면 대기업이 이윤극대화만을 위해 쉽게 사업계획 변경을 내세울 순 없다. 기업이 지역사회, 지역민들과의 약속과 기대를 저버리고, 자신들 이익만을 위해 사업계획을 변경한다면 강력한 반발을 부를 수밖에 없다.
근시안적인 이윤추구보다 지역과 공존공생하며,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는 기업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