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회 지역보도부문 뉴스상_수도권매립지 “공익 제보했더니 신상 털려” 외_OBS 최기성 기자

취재로 얻기 어려운 정보를 들고 나타나는 제보자는 기자의 구세주다. 조직을 위해 조직을 등지고 나와야만 하는 것이 제보자의 숙명이라면, 그 내용을 충실히 취재해 보도하는 것은 기자의 운명이다.
두 명의 공익제보자를 만났다. 이들은 새누리당 이학재, 최봉홍 의원실에 자신이 속한 수도권매립지공사 관련 의혹을 제보했다 신분이 노출됐다. 한 명은 해고됐고 한 명은 인사 조치 통보를 받았다. 매립지공사는 인천 서구에 있다. 이학재 의원은 인천 서구를 지역구로 뒀다. 최봉홍 의원은 매립지공사를 감사해야 하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이다. 국회의원과 피감기관 사이의 ‘수상한 거래’가 있을지 모른다는 의문에서 취재를 시작했다.
취재 끝에 두 의원실에서 제보자 신분을 도로 매립지공사 측에 알려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제보자가 제기한 송재용 사장의 업무추진비 유용 현황도 환경부 감사 자료를 입수해 사실임을 밝혀냈다. 보도 직후, 매립지공사는 취재 내용에 대한 반박 없이 ‘오보’라며 관계없는 해명만 이어갔다. 간부 3명은 국회로 취재진을 찾아와 보도를 철회하지 않으면 소송하겠다고 압박했다. 송재용 사장도 반론권 보장을 위한 취재진의 전화를 한 번도 받지 않았다. “털면 먼지 안 나오는 조직은 없겠지요? 그건 OBS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법적 대응을 하겠습니다”라는 협박성 문자만 보내왔을 뿐이다. 하지만 취재 시작부터 지금까지 소송이나 언론중재위를 통한 문제 제기는 한 건도 없었다.
‘수상한 거래’를 입증하고 싶었다. 한 달여 동안 매립지공사를 지켜보다 이학재 의원실 비서관 출신 30대 남성이 전문위원으로 특별 채용된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30대 비서관 출신이 연봉 7,500만 원을 받는 2급 전문위원으로 뽑힌 것이다. 수상한 거래는 사실로 드러났고 비난 여론은 뜨거웠다.
취재 내내 제보자를 깎아내리려는 사람들의 말을 들었다. 두 사람이 회사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아 앙심을 품었다거나, 정치적으로 언론을 이용하려는데 우리가 속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취재하느라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에게 일일이 답하지 못했다. 이 자리에서 밝혀둔다. 우리가 하는 일은 제보 내용의 진위를 따져 사실을 보도하는 것이다. 제보자의 인간성을 판단하는 일은 사실 보도와는 별개의 일이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보도가 구체적인 결과를 끌어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수상한 거래를 입증하고 문제를 공론화했지만, 매립지공사가 특별채용을 철회하거나 제보자가 복직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런 면에서 이번 연속 보도는 지역적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사회가 그동안 제보자를 보호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반추해야 할 대목이다. 유력 정치인과 공기업의 유착관계, 국정감사를 빙자해 야기될 수 있는 문제 등은 인천 지역과 매립지공사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끝까지 감시의 끈을 놓지 않고 지켜볼 일이다.
취재 초기부터 큰 그림을 그린 김창문 선배, 밤낮없이 영상취재해준 김영길 선배와 함께 받는 상이다. 지역방송은 힘들고 지역방송 보도국은 더 힘들다. 민감한 사안일수록 보도국 안팎의 압력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그래도 “자긍심은 잃지 말고 살자”는 선배들 덕분에 즐겁게 취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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