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회 지역보도부문 기획다큐상_시사기획 창 _KBS전주 이지현, 신재복 기자

2014년, 올해는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난 지 2주갑, 즉 12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간 동학 관련 숱한 보도와 다큐 등이 제작됐는데 뭔가 다른 새로운 팩트를 찾고자 시도했다.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난 시점을 전후해 역사적 사건들의 흐름에 대해 시선을 모은 결과 동학농민군과 한인 해외 이주사, 특히 하와이와 미대륙, 중국을 중심으로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더듬어 농민군의 흔적 찾기에 집중해보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일본군과 관군의 총부리와 탄압에 수십만의 동학군이 섬멸되는 아픔 속에서도 살아남은 자들이 숭고한 혁명의 열기를 가슴에 품고 해외로 밀항해나갔고 이들이 독립운동에 투신한 사실들을 하나씩 발견해나갔다.

 

하지만 관련 연구나 조사가 이뤄진 적은 없었고 항일 독립운동사를 전공한 학자는 물론 유족회나 동학 단체 역시 큰 도움이 되지 못했지만 동학농민군의 도피와 해외 독립운동의 연결고리를 찾기 위한 추적 끝에 하와이 이민자의 후손이 남긴 짤막한 동학 관련 글 한 토막을 발견했고, 하와이와 미대륙에서 동학농민혁명가들이 광복을 위해 독립운동에 투신한 사실을 확인해나갔다.

시대의 거인으로 누구나 알고 있는 김구에서부터 뒤늦게 업적을 평가받고 있는 문양목, 백일규, 그리고 아직까지 조명받지 못하고 있는 박기홍, 박기덕 형제에 이르기까지 동학농민혁명에 가담한 뒤 해외에서 대한독립을 이끈 인물들을 찾을 수 있었다.

취재과정에서 조국 독립을 염원했던 무명 동학혁명가들의 디아스포라史는 곧 해외 독립운동의 근간이 되고 이들의 물적, 인적지원이 대한민국 항일독립사의 또하나의 큰 줄기였음을 밝혀냈다.

 

지금껏 외면당해온 동학농민혁명가들의 해외 독립운동 활동을 추적해 동학농민혁명과 해외독립운동이 하나로 연결됐음을 밝혀내 독립운동사의 새로운 장을 열게 한 단초를 제공한 셈인데, 동학농민혁명과 독립운동을 연구하는 양측 역사학계가 이번 취재를 계기로 방송 내용을 기초로 공동 연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고, 동학농민혁명이 미치는 항일 독립운동사와 한인이주사를 새롭게 조명하기 위해 학술연구가 본격 개시됐다.

대한민국 공군의 효시인 윌로우스 비행학교에서 그간 사진으로만 전해지던 군사훈련의 물적 증거인 ‘총기’(총기중 銃身)가 최초로 공개됐고, 이를 계기로 공군은 윌로우스 비행학교의 보존과 기념관 건립을 위한 계획을 밝히고, 보훈처와 국방부가 공동 참여하는 유적지로 보존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최초의 공식 한인 학교로 세워져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LA 윌셔 학교’가 이번 취재를 계기로 동학농민혁명과미국 현지 항일독립운동 관계를 5학년 정규 교과 과정의 한 단원으로 포함시키겠다고 밝힌 점은 취재 과정에 거둔 뜻밖의 개가였다.

미국 독립운동 단체, 대한인 국민회 천장 보수공사 중에 우연히 발굴한 ‘전봉준 장례비’ 문서가 처음으로 공개돼 녹두장군 전봉준 추종세력과 해외 동학농민군간 네트워크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학계에 연구 과제를 제시했다.

동학농민혁명기념관 등 민간단체에서도 동학농민혁명과 해외 항일독립운동간 관계규명을 위해 관심을 표명하며 후손들을 대상으로 항일운동 관련자료 수집에 나서기로 하는 등 전기가 마련됐다.

 

120년 전에 일어난 동학농민혁명은 지난 2004년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계기로 동학기념관의 국가기념관 승격, 동학혁명관련 세계기록유산 등재신청 작업, 국가기념일 제정 노력 등으로 전국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전국민이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의미를 새롭게 공유할 국가기념일 제정은 어디서 일어났느냐를 따지는 자치단체간 이해관계와 연구기관, 유족, 기념사업 단체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어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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