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회 지역보도부문 뉴스상_ 총기 난사 당시 소대장 없었다_OBS 최기성 기자

경주 마우나리조트가 무너졌다. 지난 2월의 일이다. 신입생환영회에 참석했던 부산외국어대학교 예비 대학생 10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사회부 소속이라 5박6일 출장을 다녀왔다. 붕괴 현장부터 영결식, 경찰 수사까지 취재했다. 경찰은 부적합 건축자재 사용과 지붕에 쌓인 눈을 치우지 않아 사고가 터졌다고 밝혔다. 누군가 신경 써서 쌓인 눈만 치웠어도, 멀쩡한 건축자재만 썼어도 10명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다. 수십 가지 전조를 ‘별일 없겠지’ 하며 흘려보내다 벌어진 일이다. 

지난 6월에는 ‘임 병장 총기난사 사건’이 터졌다. 병역의 의무를 위해 군에 간 청년 5명이 숨졌다. 제대를 석 달 남겨둔 병장이 왜 총기 난사를 했을까? 소초를 책임져야 할 소대장은 어디 있었을까? 경계태세인 ‘진돗개 하나’는 왜 사고 발생 두 시간 뒤 발령했을까? 국방부는 구체적인 질문에도 추상적인 답변만 되풀이했다. 마우나리조트 사고 때와 비슷한 구조적 문제가 숨어있다고 생각해 취재에 나섰다. 어렵게 접촉한 군 핵심 관계자는 “해당 소초에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다양한 경로로 추가 취재를 벌인 끝에 사고 2달 전 해당 소초 소대장이 보직 해임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건 발생 4일 만이었다. 기사가 나가기 직전 22사단 관계자에게 공식적으로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관계자는 “소대장은 상황실에 있었다”며 “보직해임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6월 24일 ‘총기난사 당시 소대장 없었다’ 첫 보도를 했다. 국방부는 방송 직후 출입기자단에게 해당 기사가 ‘오보’라며 전체 문자를 보냈다. 국방부 출입기자를 통해 기자에게 기사를 내리라며 압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여론이 거세지자 거짓 해명으로 버티던 국방부는 “소대장은 감시 장비 분실과 소초 시설물 훼손 등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점에 책임을 물어 지난 4월 보직 해임됐다”고 보도 내용을 인정했다. 보도 다음날 열린 국방부 현안질의에서 여야 국회의원들은 한목소리로 소대장 보직해임과 총기난사 사건의 연관성을 물으며 군의 구조적 문제를 질타했다. 국방부는 결국 보도로 불거진 보직해임과 임 병장 사건의 연관성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연속보도에서는 군의 허술한 관심병사 관리와 구조적 결함을 지적했다. 임 병장은 사건 발생 전 6달 동안 심리 상담을 한 번도 받지 않았다. 중간수사를 마친 군은 전투준비 태만과 근무이탈 등의 혐의로 직무 대행 소대장을 구속했다. 보직 해임된 전임 소대장에게는 부대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어 징계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보도로 불거진 ‘소대장 공석‘ 문제가 끝내 사법처리로 이어졌다.

이번 연속보도를 하면서 국방 분야 취재가 쉽지 않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묻기만 하면 모른다고 발뺌하거나 거짓 해명으로 버티는 바람에 보도 직전까지도 애를 먹었다. 군은 기본적으로 폐쇄적인 집단이다. 이 글을 쓰기 하루 전에도 사건이 터진 22사단에서 A급 관심병사 2명이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군은 관심병사 관리를 대대적으로 손질하겠다고 했지만 공염불이었던 셈이다. 입대 전 심리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소용없었다. 꾸준한 취재가 필요한 이유다. 앞으로도 국방 분야는 물론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관심을 가지고 취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보도를 이어갈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보도국 식구들에게 큰 빚을 졌다. 특히 곤란한 순간마다 길잡이 역할을 해준 이수강 선배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