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회_지역보도 뉴스상_신보령화력발전소 부실 시공 의혹 단독보도_TJB 김석민 기자

‘보령지역에서 생산되는 골재에 문제가 있다’ 

사실 제보를 처음 접했을 때도 반신반의 했었습니다. 설마 국가 기반시설인 화력발전소에서 그렇게 허술하게 건물을 짓겠느냐. 일단 확인이나 한 번 해보자… 참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쓴다는 골재는 한마디로 조악한 품질. 마치 석탄같이 손에 시커먼 가루가 묻어 나오고, 아무리 손을 씻어도 잘 지워지지 않는 자갈. 이 돌을 부순 뒤 모래 대신 섞어 쓴다는 잔골재는 밀가루보다 더 미세한 가루가 많아서 전문가가 아닌 취재팀이 보기에도 문제가 많아 보였습니다. 이런 부실한 자재들이 연간 600만명이 사용하는 전력을 생산하는 신보령 1,2호기 발전소 공사에 쓰인다는 것. 할 말을 잊게 만들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레미콘 업체 사장님은 이 자재들을 레미콘을 전혀 모르는 80살 자신의 부모님에게 보여줘도 절대 안쓴다고 할 것이라며 분명 써서는 안되는 재료들이라 잘라 말했습니다. 레미콘 재료인 자갈과 모래. 시멘트가 서로 붙어 있지 않고, 따로 따로 떨어져 콘크리트 구조물에 균열이 가거나 심지어는 붕괴까지도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골재의 상태를 확인한 다음에는 실제 공사 현장에 들어가 확인을 해보는 게 중요했습니다. 그러나 불가능했습니다. 지난해 8월부터 주말만 되면 대전에서 보령까지 현장 답사를 다니고, 때로는 휴가도 반납한 채 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큰 성과가 없었습니다. 두 달이란 시간이 흘렀고,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지역 국회의원의 도움으로 국정조사 차원의 현장 조사를 나가기로 결정했지만 이번에는 객관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했습니다. 

산업부 산하 공인인증기관의 도움을 얻었습니다. 건설재료 국가공인인증 연구소 전문가 입회하에 세차례 콘크리트 시료를 채취해 강도 시험을 하고, 레미콘 업체와 석산 등에 대한 골재 시료 채취와 시험을 거쳤습니다. 

시험 결과 결론은 KS 규격 미달. 자그마치 2조 8천억원짜리 공사에 100만 kw급으로 한국형 발전소, 수출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신보령 화력발전소에 부실 자재를 사용했다는 믿기지 않은 결론을 얻은 겁니다. 원전비리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화력발전소에 자재가 납품되려면 시험성적을 거쳤을 텐데 어떻게 이런 일들이 가능했을까?

시험 성적서를 위조해 납품을 하고, 리베이트를 받았던 원전 비리와 비슷하지나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문제 없다고 버티던 화력발전소와 정부측은 결국 보도가 나간지 하루 만에 부실 문제를 인정했습니다. 산업부 수장인 장관이 국회 업무보고에서 신보령화력발전소의 재시공까지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내놨습니다.

‘부실 시공 문제 더이상 놀랍지도 않다’‘아직도 이런 일들이 있는지 믿기지가 않는다’ 

국내 최대 한국형 발전소, 신보령 화력 1.2호기의 부실 시공 문제를 처음 보도한 뒤 인터넷에 올라온 시청자들의 감상평입니다. 그동안 비슷한 유형의 보도가 얼마나 많이 나왔으면 시청자들이 이런 반응을 보일까….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하고 공감도 하는 부분입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기초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막았다는 겁니다. 터빈과 같은 발전에 필요한 핵심시설들이 설치된 이후에 이런 부실 문제가 터졌다면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했을 겁니다.

불행하게도 신보령화력 발전소의 부실 시공 문제는 아직도 진행형입니다. 부실한 골재들이 어떻게 납품됐느냐를 놓고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정부도 후속 안전대책 마련을 위해 국회와 논의하고 있습니다. 보도가 나간 뒤 여기저기에서 관련 제보가 쏟아지고 있어서 후속보도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후속보도와 관련기관의 철저한 논의를 통해 이런 일을 근절할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나왔으면 하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나아가 더 이상 이런 뉴스가 시청자들의 눈과 귀에 오르내리지지 않았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가져봅니다. 

끝으로 취재에 도움주신 모든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