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회_뉴스부문_ 국정원 트윗글 110만건 넘었다_ SBS 김요한 기자

특종은 모든 기자의 로망입니다. 사회적 반향이 있는 기사는 기자의 심장을 뛰게 합니다. 거기에 상까지 받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요. 매달 누군가는 받는 상, 별 것 아닌 면도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격려가 되고 동기부여도 되니 감사하게 여기고 기뻐할 일입니다. 그런데. 특종도 하고 상까지 받는 마당에 마음이 좀 찝찝합니다. 찝찝함을 넘어 답답하기까지 합니다.

국가기관인 국정원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움직였습니다. 그래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이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당사자들은 한사코 부인하면서 검찰 수사의 부당성을 주장합니다. 이를 두고‘그 정도로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다’는 사람도 있고, ‘정쟁에 민생이 밀렸다’며 핏대를 올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꼭 나쁜 뜻으로만 하는 말은 아니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선거는, 민주주의가 존재할 수 있게 하는 장치입니다. 선거가 망가지면 민주주의가 무너집니다. 민주주의는 우리를 독재국가인 북한과 구별 짓는 가장 결정적인 요소입니다. 그러니 민주주의는 어떤 일이 있어도 지켜내야 합니다. 민주주의와 선거제도는 우리에게 물과 같은 존재입니다.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일에 정파와 이념이 우선할 수 없습니다. 특정 집단의 이익을 추구하는 일을 앞세워서도 안 됩니다. 그래야 나라와 국민이 살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 국가들은,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한 범죄를 엄단합니다. 이는 구차하게 토를 달 필요조차 없는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저는 국가기관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고 개입하는 일도, 공당의 구성원이 내부 절차를 무시하고 후보를 내는 일도, 모두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예외 없이 엄하게 다스려야 합니다. 조금 불편하고, 조금 더디고, 조금 비효율적이라 생각되더라도 사회적 합의는 엄수하는 것이 맞습니다. 어떤 목적도, 어떤 이유도 예외 사유가 될 수 없습니다.

검찰은 공정한 수사를 위해 존재하는 조직입니다. 공정함을 위해서는 불편부당이 불가피 하고요. 그런데 국정원 사건 수사팀은 수사 착수부터 기소, 재판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외압에 시달려 왔습니다. 수사 보고서가 유출되고, 석연찮은 방식의 의혹이 몰아치고, 첨예한 갈등의 피바람도 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인생이 망가졌고, 누군가의 가족들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습니다. 상 받는 마음이 한없이 무거운 것은 바로 그 때문입니다.

정작 상을 받아야 할 분들은 따로 있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묵묵히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켜내려 애쓰고 계신 검사분들. 그리고 그 곁에서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기꺼이 감내하시는 가족 분들.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중심을 잡으려 애쓰시는 판사 분들… 그 분들이 받아야 할 상을 대신 받습니다만, 훗날 반드시 그 수고와 고생이 평가받는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부족한 후배에게 과분한 감투를 씌워주신 김윤수 선배에게 존경의 뜻을 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