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회 지역보도 뉴스상_ [국정교과서에서 '일본인 사진'] 연속보도 _KBS대전 황정환 기자

 뉴스는 언제나 그렇듯 당연하고 익숙한데서 문제점이 드러났을 때 더 큰 충격을 주는 것 같습니다. 이번 취재도 그런 경우입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지인께서 올해 개정된 책이라며 교과서 4권을 보여주셨습니다. 기존의 바른 생활과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을 합해 만든 통합교과서입니다. 전국의 초등학교 1, 2학년 학생 87만 명이 한 학기 동안 각각 4권씩 배우게 됩니다.

그런데 56년 전통의 교과서 전문업체가 만들어, 까다로운 교육부 심의까지 통과한 교과서가 저에겐 왜 그렇게 이상하게 보였을까요? 어찌된 일인지 교과서 표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친근한 우리이웃이 아니라 제가 즐겨보는 일본 드라마 주인공들과 더 흡사했던 겁니다.    

“우리 교과서인데 설마 일본인이 등장했을라고?” 이런 호기심은 취재를 하면서 허술한 국정교과서 제작 시스템에 대한 충격으로 바뀌었습니다.   

표지사진은 책 전체의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는데, 일일이 촬영하자니 비용이나 시간이 많이 걸리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그동안 관행적으로 사진제공 업체를 통해 값싸게 구입해 사용해왔는데, 이번엔 그만 실수로 일본인 사진을 사용했던 겁니다.

5월 한 달 동안 5차례의 연속보도, 파장은 컸습니다. 우선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각종 블로그에 교육부에 대한 비판이 줄을 이었습니다. 교육부는 문제가 된 교과서의 표지 디자인을 내년 새 학기부터 전면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하루에 불과한 심의 기간도 앞으로 대폭 늘릴 계획입니다. 안일한 역사의식이 질타 받고 있는 요즘 이 보도를 계기로 교과서 제작의 내실을 기하는 계기가 마련된 점에 보람을 느낍니다.  

취재과정에서 한 가지 놀란 점은 국내 네티즌들의 상반된 반응이었습니다. 교육부를 질타하는 내용이 많았지만,  “다문화 사회에 교과서에 일본인 사진 쓰면 어떠냐?” “이 사람들이 우리를 탄압한 것도 아닌데 왜 문제 삼나?” 등 뭐가 문제냐는 반응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일본인들이 교과서 만들면서 표지에 외국인 사진 쓸까요? 이건 자존심의 문제이고, 또 국가 정체성의 문제입니다. 청소년들의 역사의식을 탓하기에 앞서 기성세대부터 제대로 할 필요가 있습니다.   

바쁜 5월 한 달 동안 이 취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준 KBS대전 보도국 선후배님들과 집에서까지 일에 파묻혀 지내도 싫은 내색 한 번 하지 않은 사랑하는 제 가족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