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회 지역보도 기획다큐부문_포트홀의 비밀_KBS청주 [뉴스完]팀

4人4色 – 고군분투 취재기, 뉴스에 生命을 입히다!

[KBS청주 뉴스完 특별취재팀 강나루]

현실은 복잡하다. 하지만 뉴스를 통해 보이는 현실은 복잡하지 않다. 이유는 단순하다. 1분 20초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10초 남짓의 인터뷰 두 개와 일곱 개의 문장. 이게 전부다. 누구는 직장을 잃고, 가족을 잃고, 또 목숨을 잃는데 방송기자들이 그 억울한 삶을 대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1분 20초다.

그래서 <뉴스完>을 시작한다고 했다.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고도 했다. 복잡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 못하더라도 기만하지는 말자! 여전히 개별 리포트는 짧은 1분 20초겠지만, 4명의 기자들이 취재한 개별 리포트가 모이면 짧지도, 결코 얕지도 않을 테니까.

그러나 시작부터 험난했다. 만성적인 인력난, 쫓기듯 뉴스를 만들어내야 하는 지역 언론의 벽을 뛰어넘어야 하는 것. 우리가 풀어내야 할 첫 번째 과제였다. 정말 가능할까? 아무리 시간 계산을 해봐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 아주 단순한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 자는 시간을, 먹는 시간을 쪼개는 일. 그래서 <뉴스完이> 태어났다.

[KBS청주 뉴스完 특별취재팀 한성원]

‘포트홀의 비밀’은 그 동안 매년 반복되는 ‘누더기 도로’에 관한 언론의 지적, 그리고‘눈과 염화칼슘이 원인’이라는 자치단체의 항변. 너무도 상식적인 그 ‘팩트’에 대한 물음에서 시작됐다. “진짜?”라는 단순하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은 물음.

아닐 수도 있었다. 지자체의 항변이 진실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시작했다. 무작정 아스팔트를 도려냈고, 정보공개를 통해 감리 보고서를 확보하고, 궁금한 팩트는 직접 지자체를 찾아가고 또 찾아갔다. 분명 혼자 하던 기존 취재와는 달랐다. 더 많은 아이디어가, 더 다양한 취재 방법이 제시됐다. ‘팩트’는 기자들 간의 교차확인으로 더욱 견고해졌고, ‘현장성’은 8개의 발로 인해 더욱 풍성해졌다. 막연했던 물음이 하나, 둘 ‘팩트’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역시나 온통 부실뿐이었다. 취재결과 그랬다. 전문기관과 공동으로 수행한 각종 실험과 보수 공사 현장을 살펴본 결과, 아스팔트는 정부 기준에 못 미쳤고, 보수 공사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교통안전을 위한 전문기관의 자문은 예산 절감을 이유로 무시됐다. 자치단체의 협조가 일천한 가운데 진행된 실험 결과가 이 정도라면 나머지 도로가 어찌 진행됐을 지는 상상이 갔다. 그리고 우리는 멈추지 않았다. 이젠 그 책임을 물을 차례였다.

[KBS청주 뉴스完 특별취재팀 이만영]

허허로움이었다. 누더기로 변한 도로를 찾아다니고, 아스팔트를 채취해 실험을 하고, 보수 공사 현장을 다닌 한 달여간의 취재를 마친 심정은 그랬다.

〈뉴스完〉 ‘포트홀의 비밀’이 눈과 염화칼슘 탓이라는 ‘허위’을 깨는 데는 성공했지만,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는 실종된 책임 행정과 마주하게 됐다. 업무 담당자가 바뀌어서, 혹은 5년 넘게 지나 관련 서류를 폐기처리해서. 그게 아니면 원래 아스팔트란 그럴 수밖에 없다는 핑계가 되풀이됐다. 최소한의 해명도 없었다. 수백, 수십억 원의 세금이 들어갔지만, 정작 책임을 지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명확하게 밝혀낸 부실인 만큼 명쾌한 결론을 원했다. 그러나 현행 행정 체계에서는 불가능했다. 문제는 밝혀냈는데, 재발을 막기 위한 책임 추궁을 할 수 없었다.

기자의 일은 언제나 부족한 가운데서도 우리사회에 말을 던지는 것 아닌가. 그것이 의미 없이 번져 사그라지는 말이든, 세상을 뒤흔들 어마어마한 말이든 기자는 쉼 없이 사회와 대화해야 한다. 비록 허허로움은 남았지만, 우리 사회가 증명할 수 없는, 설명하지 못하는 말들이 떠돈다면 그땐 또다시 그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부족한 가운데서도 덤벼들 것이다. <뉴스完>이 준 선물이다.

[KBS청주 뉴스完 특별취재팀 임재성]

분명 도전이었다. 도전은 무모했고, 불확실했으며, 또 거칠었다. 그게 <뉴스完>의 시작이고, 끝이다. 본질이다.

<뉴스完>은 기자생활 동안 깊이 육화돼 있던 ‘도제 시스템’과 ‘개인 취재’ 방식을 철저히 버리는 작업으로 시작됐다. 4명의 기자들이 가진 4개의 ‘개성’과 ‘시선’을 고스란히 담아내야 하는 이유에서다. 인터뷰 두 개, 일곱 개의 문장은 그래서 새로웠다. 단어와 단어, 문장과 문장 사이에는 기존 리포트와는 다른 ‘힘’이 생겼다. 아직 미숙하기 짝이 없는 탐사보도 기법에도, 좌충우돌 시행착오에도 <뉴스完>은 그랬다. 다듬어지지 않았으되, 팔팔 뛰는 열정과 새로움. 뉴스에 생명을 입히는 무기를 발견했다.

그래서다. <뉴스完>은 그 시도 자체만으로 빛날 수 있었다. 열악한 취재환경에 찌들고 퇴색돼 가는 지역 언론의 한계를 깨는 ‘시작’이기에 그러하다. 그리고 이 작은 시작이 지역 언론의 변화의 초석이 될 수 있길 나는 소망한다.

마지막으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함께 도전해 준 특별취재팀원들과 무모한 도전을 끝까지 믿고 지켜준 KBS청주 보도국 선·후배들, 그리고 <뉴스完>을 사랑해주신 시청자 여러분들께 감사와 영광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