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회 지역 기획다큐부문_[보도특집]0.008%… 그들만의 자치_KBS춘천 송승룡 기자

“우리 모두의 자치를 꿈꾸며…”

이런 큰 상을 받게 돼 말할 수 없이 기쁩니다. 지방에서 지방의 얘기를 할 수 있었다는 점이 기쁘고, 비록 제한적이나마 지방자치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낸 것 같아 기쁩니다. 20만 건이 넘는 자료를 조사하고 정리하며 밤을 지새웠던 수많은 날들, 제작비가 부족해 무거운 방송 장비를 짊어진 채 전철과 버스를 타고 다녀야했던 스위스 취재, 취재를 거부하며 도망 다니거나 거세게 목청을 높이던 지방의원과 그 가족들…. 힘들고 어려웠던 시간들이 이제야 보상을 받았구나 싶어 묘한 기분도 듭니다.

처음 이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안팎의 시선은 회의적이었습니다. 지역 방송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겠느냐? 전국은 놔두고, 강원도 얘기만 하는게 어떻겠느냐? 총선에서 대선으로 이어지는 민감한 시기에 지방 정치인들을 건드리는 이런 민감한 방송을 꼭 해야겠느냐? 이런 시각들을 설득하고 실제 취재에 돌입하기까지 한 달이 걸렸습니다. 해가 바뀌기 전에 방송은 내야 하는데, 제작 기간의 6분의 1을 기획안 작성에 허비해 버린 겁니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기획안이 확정되기도 전에 취재부터 시작했습니다. 제작진을 자료수집팀과 현장취재팀으로 나눠, 동시에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매일 새벽까지 회의를 하며, 자료를 분석하고, 다음날 취재 일정을 잡아 나갔습니다. 특히, 범죄와 관련된 자료를 수집할 때는 제작진 한 명이 하루에 백 통 가까운 전화를 걸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반년을 보내고 방송이 나가는 날, 제작진 5명은 다 같이 울었습니다. 드디어 끝났구나 하는 허탈함. 우리가 정말 해냈구나하는 기쁨.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이 작품은 하나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행정구역상 서울도 지방이고, 강원도도 지방인데, 아직도 우리는 서울은 중앙, 강원도는 지방이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지방자치란 무엇이고, 지방정치인은 어떠해야 하는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졌을 뿐입니다. 중앙과 지방정치인들 사이의 불균형한 권력 구조, 국민들 위에 군림하려는 정치인들의 특권의식과 허위의식, 그렇게 쌓여가는 그들만의 곳간을 더 파헤쳐야할 겁니다. 그것이 이 시대의 언론인에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는 그들만의 자치가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자치가 이뤄질 날을 꿈꿔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