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_뉴스부문_5대강 정비사업, 대운한 공사비?_MBC 김수정 기자

이상한 문서의 비밀
– MBC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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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 달 전 처음 국토해양부에 나가면서 전임 출입 기자였던 동기로부터 취재원 연락처를 통째로 받았습니다. 계속 터져 나오는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 따라가느라 운하 쪽은 챙기지도 못하고 동기로부터 받은 연락처에 나오는 사람들만 전화해서 “뭐 있으면 꼭 알려달라”는 부탁만 해 놓은 상태였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26일 오전, 또 부동산 정책 공부에 여념 없던 저에게 한 환경단체 관계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이상한 문서를 하나 발견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곧바로 환경단체로 달려가 그 ‘이상한 문서’를 받았는데 부산시 주재의 한 회의에서 유출된 것 같다는 해당 문서는 4대강 정비사업 관련 예산 내역과 사업내용이 나와 있으나 겉표지도 없고 출처를 확인할 만한 근거가 없었습니다.


 같이 간 후배기자와 함께 해당 문서의 글자체와 크기 등을 국토해양부의 다른 공식 문서와 비교해 본 결과 국토해양부에서 만든 문서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국토해양부 관계자에게 확인하니 그런 문서는 만든 적도 없고 처음 듣는 얘기라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9시 뉴스 시간은 다가오는데 확실히 확인은 안 되고 어쩌나 고민하는데 후배 기자는 ‘얘기되는 거니까 꼭 뉴스에 내야 한다’며 ‘독촉’했습니다. 다시 부산시청과 해당 지역 시민단체, 대학교수들에게 전화를 돌려 결국 회의 개최와 문서의 존재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의 문서는 국토해양부 수자원정책국에서 모 연구원에 대외비로 용역을 주어 만든 것이며 작성 시점은 대통령이 대운하 중단을 선언한 6월 이후인 9월초라는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이 결과를 갖고 다시 국토해양부 관계자에게 연락하고서야 국토해양부에서 작성한 대외비 문서가 맞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곧바로 문서와 국토해양부 관계자 인터뷰 등을 토대로 11월26일 9시 뉴스데스크에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달 뒤, 정부는 4대강 정비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4대강 정비 사업에 대해 대운하 사전 정지 사업이라는 의혹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정부가 대운하 추진 중단을 공식 선언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파 보고 운하를 할 지 말 지 그 때 가서 보겠다는 식의 태도 때문에 소모적인 논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경인운하와 4대강 정비 사업 모두 정부가 제대로 추진 과정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언론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감사하게도 상을 받은 것을 계기로 어디서 흘러 나왔는지 모르는 문서 한 장도 소중히 여기고 다시 한 번 확인해야 겠다는 의지를 다지게 됩니다. 표지도 없는 문서 하나 들고 와서 리포트 하겠다는데 망설임 없이 받아주신 데스크들과 팩트 확인 안 돼서 그냥 포기할까 하던 저에게 ‘반드시 리포트 해야 한다’며 부담 줘서 결국 보도하게 만든 후배 기자에게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