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_기획보도부문_당신의 신용은 안전하십니까_KBS 박진영 기자

당신의 신용은 안전하십니까?

KBS 탐사보도팀 박 진 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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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에서 촉발된 경제난으로 서민들의 삶이 더욱 고단해진
지난해 하반기. 서민금융의 실태와 문제점을 다뤄보자는 팀 차원의 기획이
이뤄졌다. 마침 유명 연예인의 잇따른 자살로 사채의 실태와 그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다시금 일기 시작했던 때였다.

상상을 뛰어넘는 고율의 이자와 욕설과 폭행 등 불법채권추심 사례를

잡기 위해 먼저 자료조사와 취재를 시작했다.


하지만 출발 단계부터 고민은 시작됐다. 사채시장의 문제점을 다룬

취재물이 딱히 새로운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미 데일리뉴스나

각종 시사프로그램에서 단골로 다뤘던 소재여서 딱히 차별화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신용불량자들을 상담해주는 시민단체 대표가 프로그램의

숨통을 터주었다. ‘신용을 화두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은 어떨까요?’란

한 마디에서였다.


사실 모든 서민금융의 문제는 ‘돈’ 자체가 아닌 ‘신용’의 문제에서 출발한다.

신용이 안 되는 사람들이 제도권 금융기관의 문턱을 넘을 수 없어 고율의

사채시장을 내몰리게 되고 그로 인한 각종 부작용들이 양산되는 것이다.

리서치 결과 신용의 중요성과 그로 인해 야기되는 여러 사회현상들을

심층적으로 다룬 기획물을 거의 없었다. 취재 방향은 잡혔다. 이제 어떤

소재를 잡아서 이야기를 풀어내느냐 하는 문제만 남은 것이다.


취재 도중 선배의 친구로부터 제보를 하나 받았다. 돈을 받고 개인의

신용등급을 올려주는 조직이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은밀히 활동 중이라는

것이었다. 신용정보회사 직원들과 유착해서 등급을 조작하기 때문에 10등급인

신용불량자도 6, 7등급까지는 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개인의 신용등급을

기초로 거래하는 국내 금융시스템의 근간을 흔들 수도 있는

충격적인 제보였다.


그러나 결국 이 조직은 돈만 받고 등급은 제대로 올려주지 않는 사기집단으로

드러났다. 허탈했다. 큰 특종을 놓쳤다는 아쉬움에 며칠 밤을 뒤척였지만,

마음을 다잡아 신용등급이 어떻게 정해지고, 산출과정에서 문제점은

무엇인지, 시청자들에게 알리는 선에서 프로그램을 마무리해야했다.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부분이다.


이제 신용이 곧 돈인 세상이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자신의

신용등급을 한 번쯤 확인해보기를 권하고 싶다. 신용정보회사 사이트에

들어가면 1년에 한 번씩 무료로 자신의 신용상태를 체크해준다. 알려진 것과는

달리 본인이 자신의 신용정보를 조회하는 것은 등급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졸작에 힘을 실어주신 방송기자연합회와 한국방송학회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