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_뉴스부문_인도 뭄베이테러 현장르뽀_MBC 김연석 기자

 무표정 뒤에 숨겨진 상처사용자 삽입 이미지

동시다발 테러에 이어 인질극이 벌어지고 있는 뭄바이로 가는 길은 출발부터 순탄치 않았다.접수 마감 2분을 앞두고 간신히 ‘급행 비자 신청’을 대사관에 할 수 있었고,섭외해 놓은 현지 코디네이터로부터 ‘위험해서 함께 일할 수 없다’는 통보를 공항으로 이동하는 도중에 받았다.항공기에 탑승해서까지 설득에 또 설득….한편으론 코트라와 외교부,여행사 등 백방으로 수소문해 ‘보험용 코디네이터’ 소개를 부탁했다.

8시간여에 걸친 비행과 3시간30분 간의 공항 내 대기,그리고 또 이어진 2시간여의 비행.젖은 솜뭉치같은 몸을 차에 잠시 누이고 바라본 뭄바이는 너무나 평화로워 보였다.‘그새 인질극이 모두 정리됐는가?’

호텔에 짐을 풀자마자 바로 제작에 착수했다.오베로이-트라이던트 호텔에 이어 타지마할 호텔,폐쇄된 상점가,카페 ‘레오폴드’,나리만하우스,기차역…‘다소 무리’라고 여겨질 만큼 빡빡한 동선이었다.


오베로이 호텔과 타지마할 호텔,나리만하우스에서는 여전히 인질극이 진행되고 있었다.내게서 불과 30~40미터 떨어진 건물에서 총격전이 벌어졌고 수류탄이 폭발했다.그러나 나를 놀라게 한 것은 총성과 폭음이 아니었다.위험천만한 인질극 현장 주변에 잔뜩 몰려들어 아무런 감정도 읽을 수 없는 표정을 지은 채 구경에 열중하는 뭄바이 주민들!일부 주민들은 현장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시간이 지나 하나씩 하나씩 테러가 진압돼 가고 도로 통제도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지만 뭄바이 주민들의 ‘무표정한 얼굴’엔 변화가 없었다.


회사로부터 철수 지시를 받고 마지막 제작을 위해 나선 뭄바이의 거리.마지막으로 보는 뭄바이의 해질녘 모습은 그 전날과 확연히 달랐다.시내 곳곳에서 촛불을 들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얼굴에는 슬픔이,무능력한 정부와 정치인들을 향해 메시지를 던지는 시민들의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했다…뭄바이 주민들은 무책임한 권력으로 인해 입은 상처를 무표정으로 감추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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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뭄바이 취재는 행운의 연속이었다.비자 신청 마감 시간을 5분 연장해 준 주한 인도대사관,결국 마음을 돌려 출장 시작부터 끝까지 자기 일처럼 도와준 뭄바이 최고의 코디네이터,느린 인터넷 속도로 인한 송출 고민을 말끔하게 해결해준 코트라와 총영사관 등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다.‘한국인 탈출 당시 상황’을 촬영한 화면을 단독 입수한 것도 이분들의 도움 덕분이었다.무엇보다 연조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풍부한 재난*재해*분쟁 취재 경험을 가진 카메라 기자,권지호씨가 파트너가 됐다는 것은 행운 중의 행운이었다. <MBC 김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