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지역뉴스부문_4대강 사업 집중 해부_창원MBC 정영민 기자

수천 년 이어온 우리 민족의 젖줄이자 320만 영남지역민들의 식수원인 낙동강.
이곳에는 여러 종의 천연기념물과 희귀생물이 살아 숨 쉬는 자연생태의 보고이기도 하다. 그래서 얼마 전 이 공간에서 세계환경올림픽이라 불리는 람사르 총회의가 열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세계적인 자연 유산인 낙동강은 우리에게 이미 그런 곳이다. 그런데 이 강을 살리기 위해 정부는 2009년 4대강 살리기 사업에 첫 삽을 떴다.
낙동강은 4대강 가운데 길이만 500km가 넘는 가장 긴 강이다. 지난해 여름, 낙동강에 많 은 비가 내렸다. 집중 호우로 4대강 16개 보 가운데 유일하게 낙동강 사업 구간인 합천보와 함안보가 물에 잠겼다. 하지만 공사의 부작용으로 강물이 오염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강바닥 에서 퍼 올린 하천변의 준설토가 다시 본류로 유입돼 낙동강은 단숨에 시뻘건 황톳물로 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천 바닥의 모래를 퍼내는 준설이 계속되면서 환경영향평가를 위반 한 무리한 공사가 곳곳에서 터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환경단체들이 타워크레인을 점거하는 고공농성에 들어가며 4대강 사업은 지역을 뜨겁게 달구었다.
그때부터 낙동강에서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됐다. 첫 번째는 폐기물 공방이다. 낙동강 사업의 한 구간에서 수백만 톤의 대규모 폐기물이 발견된 뒤 낙동강 곳곳에서 상상을 초월한 폐기물 불법매립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폐기물을 직접 매립했다는 한 덤프 트럭 운전기사의 양심고백으로 본 취재팀은 6개월에 걸쳐 ‘낙동강 폐기물 불법매립’과 ‘4대강 공사현장의 환경오염 실태’ 긴급 점검에 착수했다.
500km구간에 걸친 낙동강. 곳곳에 매립된 폐기물은 건축폐기물과 뒤섞인 폐콘크리트와 폐골재였다. 낙동강에 이런 폐기물이 매립될 경우 수질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분석이 필요했다. 폐콘크리트 용출실험을 통해 먼저 폐콘크리트의 PH농도가 합성세제와 맞먹을 정도 인 PH12~13의 강알칼리성이어서 물고기가 단 5분도 살 수 없을 정도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후 낙동강 현장에 매립하고 있는 폐콘크리트 유통의 문제점을 일주일 동안의 추적 끝에 밝혀낼 수 있었다. 이 현장에 대해 국토부와 지자체 공무원의 사실 숨기기,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안일한 행정과 태도를 꼬집는 후속보도를 비롯해 심지어 폐기물을 낙동강 생태공원에 불법 매립하는 현장 고발과 무리한 준설로 준설토 적치장에서 시커먼 침출수가 낙동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오염 현장을 수질 측정과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객관적 사실임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때마침 열린 국토해양부와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연일 ‘낙동강 폐기물’이 뜨거운 감자로 떠 올랐다. 의원들은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낙동강유역환경청 국감장에서 창원MBC보도 내용을 근거로 폐기물 불법 매립이 환경영향평가 당시 발견되지 못한 점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했고, 이는 환경영향평가의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4대강 공사 잠정 중단과 환경영향 평가를 재실시해야 한다는 필요성 강조와 정부의 개선책을 이끌어냈다.
뿐만 아니라 낙동강 야생동물보호구역에 준설토 투기장을 만들고, 농경지에 폐공이 방치 되면서 지하수가 오염되는 현장, 모래바람으로 사하라 사막이 된 낙동강 공사 현장의 밀착 취재는 계속됐다. 그 엄청난 피해 현장 속에서 마을 주민들은 말없이 참고 있었다. 불쌍하고 답답했다. 왜 이들이 이런 피해를 당해야만 하는가? 가슴이 먹먹했다. 충격적인 제보는 계속됐 다. 낙동강 인근의 한 마을 농경지가 준설 작업으로 침수가 된 것이다. 이 현상에 대한 구체적인 원인은 아직 진행 중이지만 추가 침수 지역은 더 늘어나고 있었다.
낙동강 현장 취재는 험난했다. 매일같이 터지는 각각의 현상들… 작은 제보라도 직접 현장 에 가서 확인하는 습관을 갖게 됐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차오를 때 선배들의 아낌없는 격려와 지원이 큰 버팀목이 됐다. 또, 지난 6개월 동안 폭염과 한파 속 현장에서 함께 땀 흘린 마창진환경연합 활동가들의 희생과 도움도 컸다. 국책사업을 비판하는 만큼 외압도 있었다. 굴하지 않았고 그래서 그만큼 보람도 있었다.
‘4대강 사업을 반대를 표명한 야권 도지사의 정략적 수단으로 비칠 수 있다’거나 ‘폐기물이 잇따라 발견됐기 때문에 강을 정비해야 하고 그게 곧 4대강 살리기’라는 명분이라는 양분된 시각도 여전히 존재하지만 본 취재팀은 적어도 초대형 국책사업인 만큼 4대강 사업 시행에 따라 어떤 변화가 생기고 누가 어떤 피해를 입는지, 지금이라도 정확한 분석과 대책이 필요하 다는 신념에서 4대강 사업이 마무리되는 올해도 사실을 추구하고 감시 비판의 책무를 다 할 것이다. 그 것이 바로 우리 후세를 위한 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