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_뉴스부문_고대 특목고 우대 논란_KBS 유광석 기자

시간이 지난다고 잊혀질까?


안타깝다. 세상의 목소리에 귀도 닫고 입도 다물어버린 고려대가 안타깝다.
응원한다. 제자들의 장래와 왜곡된 입시를 바로잡기 위해 일어선 진학교사들을 응원한다.

특종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이번 취재도 그릇된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교사와 학부모들의 제보로 시작됐다. 일반고의 내신 상위등급 학생이 떨어지고 특목고 하위 등급 학생이 대거 합격한 납득하기 힘든 결과, 같은 학교 안에서도 비교과 성적에 의해 당락이 뒤바뀐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에 대해 학생과 교사들은 고려대에 답을 요구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하지만 고려대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묵묵부답이다. 해명도 없고 항의도 없다. 언론의 문제제기에도, 교사들의 항의방문에도 입을 열지 않고 있다. 시간이 지나고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지기를 바라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고려대는 이걸 알아야 한다.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사이 고려대의 명예와 도덕성은 땅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는 것을. ‘말로는 민족고대를 외치고 속으로는 귀족고대를 지향하는 것 아니냐’ ‘사기대학 고려대는 전형료를 환불하라’ 인터넷에 수험생들이 띄운 글이다.

올해는 대입 자율화 첫 해다. 자율에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은 너무 당연한 명제다. 대학에 자율을 부여한 게 입맛대로 학생들을 골라 뽑으라는 뜻은 분명 아닐 것이다. 대학들이 밖으로 외치듯이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을 선발해 사회통합에 기여하는 사회적 책무성도 소홀히해선 안 될 것이다.

최근 고려대가 고교 진학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입시설명회에 가보았다. 입학처 관계자는 이제 민족고대를 넘어 글로벌 고대로 나아가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고려대에 묻고 싶다. 과연 세계적 수준의 어느 대학이 겉 다르고 속 다른 전형을 하는지, 대학이 발표한 전형계획을 믿고 준비해온 수많은 수험생들을 좌절하게 만드는지.

고려대는 전국의 많은 학생들이 선망하는 명문 사학이다. 약속을 지키고 사회적 책임을 다할 때 그 명성도 오래 가고 우수한 학생들도 계속 몰려들 것이다.
취재와 방송과정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주신 권혁주 팀장과 용태영 선배, 그리고 취재의 시작과
끝, 그리고 고비마다 물꼬를 터준 유원중 선배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KBS 유광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