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기획보도부문_연속기획 '식탁의 세계화'_MBC 김수진 기자

푸드 마일, 왜 중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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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멜라민 파문으로 어린아이들이 죽었다. 바다 건너 한국 사람들은 도대체 믿고 먹을 것이 없다는 한탄이 쏟아졌다. 중국산 과자, 분유, 김치, 채소. 어느 것도 안심할 수 없다.
30년 전에는, 아니 불과 10년 전에는 없었던 일이 왜 일어나는 거지? 이번 기획은 이 의문에서 시작했다.

우리 식탁은 세계화됐다. 칠레와의 FTA이후 값싼 칠레산 농산물이 들어왔고, 호주산 쇠고기, 동남아 해역에서 잡힌 해산물, 싼 값에 질 좋은 식품을 섭취할 수 있다는 논리로 식탁이 개방됐다. 씨 없는 초록빛 포도가 마트에 진열됐고, 검붉은 체리를 먹게 됐고, 한우만큼 맛있다는 수입 쇠고기가 팔렸다. 싼 원료를 수입하면서 전에는 없었던 싸고 맛있는 가공식품이 나왔다.

하지만 누가 생산한 과일인지, 어떤 공장에서 가공된 식품인지 아는 사람은 없다. 우리가 수입품에 의존하면서부터 동네에서 기른 채소, 가까운 농촌에서 사육한 쇠고기. 지역 식품회사가 만든 가공식품의 경쟁력이 나빠진 건 아닐까? 가까이에서 생산됐다면 값이 싸야 마땅한데도 국산이 오히려 비싼 것이 현실이다.
결국 국산은 돈 있는 사람의 차지가 됐고, 값싼 수입산은 가난한 사람들의 밥상에 오른다. 만약 우리가 순수하게 로컬푸드 즉, 지역에서 만든 식품만을 소비한다면 어떻게 될까?

지역의 농업이 활성화되고 지역에서 난 재료로 만든 식품을 만들면서 지역경기도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 로컬푸드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리다. 그리고 꼭 지역적 경계로 구분 지을 필요는 없지만 가까운 사람, 가까운 곳에서 만든 식품이라면 더 신뢰할 수 있지 않을까? 예를 들어 우리 고장에 유명한 식품기업 A가 있다고 하자. 그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다 지역 사람들이고 소비하는 사람들도 같은 사람이다. 바다 건너 누가 만든 것인지도 모를 음식보다 식품 사고가 발생할 여지가 줄어들지 않을까? 그래서 필요한 것이 푸드 마일리지를 줄이는 일이라고 한다.

원래 푸드마일은 식품의 운송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발생량을 측정한 것을 말한다. 수입된 식품이 운송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국산식품에 비해 수십 배 이상 많기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영국에서 만들어진 개념이지만 이번 보도에서 식품 안전과 관련해 소개했고,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식품 안전뿐 아니라 환경 문제에도 관심을 갖는다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취재를 하면서 식품 안전과 환경에 관심을 갖고, 행동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다. 무조건 수입산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었다. 건강한 소비를 하자는 것이었다. 소비자의 행동이 정부의 식품 검역체계를 바로 세우고, 식품의 안전을 지키는 시작이 아닐까. 이번 보도는 탐사보도팀 도인태 팀장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했고, 후배인 이호찬 기자와 동기인 김병헌 기자의 취재로 완성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