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기획보도부문_불속의 생과 사_MBC 유충환 기자

“죽을 수도 있다!!”
취재 현장에서 제 머릿속을 계속 맴돌던 말입니다.
곳곳에서 화염이 올라오고, 철골 휘는 소리가 들려 곧 붕괴 될 것만 같은 공장 안에서는 이 생각밖 에 들지 않았습니다.  5년 남짓한 짧은 기자 생활이었지만 현장에서 ‘죽을 수도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첫 기억입니다.  그런데 제 가슴을 더 아프게 했던 건, 제가 느꼈던 공포와 두려움을 대원들은 현장에서 매일 같이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生과 死의 갈림길에서 목숨을 걸고 구조, 진압 작업을 벌이는 이들의 모습과 그들만의 고통을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그대로 여과 없이 전달할 수 있을까가 제 원초적 고민이었습니다.  열악한 소방 환경에 대한 보도는 큰 사건, 사고가 있을 때마다 나왔지만 그때뿐..  좀 더 강렬한 영상과 메시 지가 담겨야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 고민 끝 결론 이었습니다.
일촉즉발의 死線에서 안간힘을 쓰는 그들의 표정과 목소리.
동료의 죽음으로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에 고통스러워하다 숨진 어느 소방관 아내의 눈물. 24시간 맞교대에 힘겨워하는 2만 명의 대원들과 아빠 얼굴을 그리워하는 그들의 10만 가족들..  ‘그들만의 고통’으로 치부돼 왔던 대한민국 소방 현실을 조금이나마 거실 TV 앞에 앉아있는 시청자들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 사명이었고, 보도 이후 사명은 보람으로 다가왔습니다. 곳곳에서 개선의 움직임이 포착됐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불길 속에서 또는 물속에서, 사건 사고 현장에서 구조 구급 활동을 하고 있는 주황색 옷을 입고 있는 그분들에게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와 함께 ‘죽을 수도 있었던’ 공장안으로 함께 들어가 준 이승헌 영상촬영 PD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