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3회_경제보도부문_숨 앗아간 새우튀김 환불..갑질 방관하는 배달앱 연속보도_MBC 김세진 기자

갑질은 어떻게 사람 목숨을 위협하는가?
 
한 고객의 폭언과 갑질 , 고객의 사과를 요구하는 쿠팡이츠의 잇단 전화..그리고 뇌출혈로 쓰러졌다 한 달 뒤 허망하게 돌아가신 음식점 주인…
 
이번 안타까운 사건이 있기 전 취재진은 음식 배달플랫폼인 배달의 민족, 요기요, 쿠팡이츠에서의 갑질 문제를 연속보도 해오던 중이었습니다. 저희가 만난 수십 명의 음식업주들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상당수가 정신과 치료를 받거나 심각한 불안을 호소하고 있었던 겁니다.
 
‘전화벨만 울려도, 리뷰창만 봐도 가슴이 떨려서 일을 할 수 없다,’..‘ 리뷰테러를 당하고
며칠 째 잠을 못자고 있다’..사례는 각각 다르지만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 내 전 재산과 가족의 생계가 달린 업을 위협하고 있는데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나는 잘못한 게 없는데
계속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는 자괴감 등이 이들을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이런 극단적인 감정 피해가 일어나는 것은 일방적인 리뷰 평가가 한 가게의 매출을
좌지우지할 수 있게 만든 배달앱의 구조에 원인이 있었습니다.
고객이 악의를 가지고 마음대로 리뷰를 달아도 음식점 주인은 아무 조치도 취할 수 없기
때문에 어떠한 갑질에도 주인은 항변조차 못하고 속앓이를 해야 합니다. 이런 갑질은
스트레스에 그치지 않습니다. 실제로 한 동대문의 한 음식점주는 개업초기 연속으로
최하점 별점 리뷰를 3개 맞았는데 (리뷰테러로 밝혀짐), 주문의 기준이 되는 리뷰점수가
크게 떨어져 그냥 가게를 폐점하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이번 ‘새우튀김 환불 사망 사건’을 접하면서도 황당한 ‘고객갑질’이 아닌 배달앱사의 구조적인 책임을 파헤치는 보도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취재진은 보고 있습니다.
 
갑질녀? 갑질남? 왜 배달앱에선 갑질이 무한 반복되는가?
 
그래서 이번 보도를 준비하면서 취재진은 새우튀김 환불을 요구하며 폭언을 한 해당 고객에 대한 녹취를 확보했지만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기존의 방송 문법대로라면 해당 녹취를 보도하는 것이 맞고, 더 큰 공분을 일으킬 수 도 있었겠지만,
이번 사건의 원인을 한 고객의 갑질과 일탈로 보기보다 고객의 편익을 극단적으로 키우기 위해 음식점주와 배달원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는 구조에 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결국 쿠팡이츠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갑질 대응 고객센터와 리뷰제도 전면 개편을 약속했고, 국회에는 이른바 ‘쿠팡이츠 새우튀김 환불 갑질’ 방지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습니다.
취재진이 이런 보도 방향을 유지 하는 데는 유족의 이해가 절대적이었습니다.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황망한 상황에서도 보도의 취지를 이해해주고, 오히려 ‘갑질 고객’을 걱정할 정도로 넓은 이해심을 보여주신 가족분들에게 다시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또 개인적으로는 이번 보도가 시민사회와의 연대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유족분들을 돌보면서 쿠팡이츠의 사과와 재발방지대책을 이끌어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김은정 간사와 전국가맹주협의회 김종민 사무국장의 노력과 열정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