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1회 지역기획보도부문_방제의 역공_KNN 윤혜림 기자

 
나이가 들면 꽃이 좋아진다고 했던가? 나는 나이가 들수록 푸르름을 머금는 나무가 좋아졌다. 숲이 좋아졌다. 산이 좋아졌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을 저해하는 일이 지금 산 속에서 벌어지고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지난 30년 동안 벌어졌고 앞으로 30년 동안 더 큰 변화가 일어날 예정이다.
 
방제를 하지 마라’.‘나무를 심지 마라
소나무 재선충 피해와 관련한 기사는 그동안 셀 수 없이 쏟아졌다.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방제의 역공’ 기획 시리즈는 뒤집어 생각한 기사다. ‘방제를 하지 마라’. ‘나무를 심지 마라’ 라는 발칙한 제안을 하고 있다. 논란의 여지가 많아 보이지만 물론 전제는 있다. ‘그렇게 할 거면!’ 이다.
지난 30여년 동안 소나무 재선충 피해를 막기 위해 막대한 예산과 인력,방제약을 투입했다. 하지만 그 방제 작업이라는 것이 오히려 소나무 재선충을 확산하게 만든 여건을 조성하고 있었다면? 기사는 이 부분을 지적했다. 또한 그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산림의 오염과 파괴에 대한 문제점도 짚어냈다.
재선충 피해는 그나마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산림청의 예산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한번 규모가 커진 예산을 줄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예산은 곧 그 기관의 위상과 직결 된다.예산이 커질수록 방만한 운영은 예상되는 부분이다.
부산에서 시작한 재선충은 지금은 한반도 전역으로 확산했다. 다시 말해 아무리 노력해도 소나무 재선충이라는 병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설명이다. 온난해지는 한반도 기후에서 소나무가 더 이상 자라기 힘든 상황이 되고 있다. 산림 정책의 대대적인 수정이 필요한 것이다.
‘30억 그루 나무를 심겠다. 100억 그루는 자르고?’
올해 식목일, 예상했던 대로 나무와 관련한, 숲과 관련한 기사가 쏟아졌다. 그런데 올해는 유독 비슷한 주제의 기사가 많이 나왔다. ‘우리 산이 노후화하고 있다’라는 주제의 기사가 그것이다. 나무가 심은 지 오래됐고 그래서 탄소흡수율이 떨어져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미래를 위해서 나무의 교체 작업이 불가피하다는 논조다. 왜 아필 이런 내용을 담은 기사들이 약속이나 한 듯 쏟아져 나왔을까?
산림청은 올해를 산림정책의 중요한 변화의 해로 예고했다. 앞으로 30년 동안 30억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가 시작하는 해기 때문이다. 문제는 30억 그루를 심기 위해 100억 그루를 잘라내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노후한 산을 새로운 산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산림청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새로운 목표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산림보호를 하겠다는 것보다 산림사업을 하겠다는 기조가 강해 보인다.
다행히 최근 들어 산림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가 잇따라 나오기 시작했다. 산림청도 정책에 대한 재수정을 예고했다. 앞으로의 산림 정책은 ‘나무를 보지 않고 숲을 보는’ 정책으로 되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