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1회 뉴스부문_군 내 코로나19 격리자 부실 처우 고발 연속보도_SBS 한소희 기자

<폐건물 격리 병사가 던진 질문, 방역과 인권 사이>
 
지난 1월 한 공군부대 병사가 본인이 코로나에 걸렸다고 제보했습니다. 제 첫 질문은 “어떻게 코로나에 걸린 건지 추정이 되나요?”였습니다. 병사 대부분이 몇 달 동안 휴가도 나가지 못했는데 코로나에 걸렸다는 게 이상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방역의 관점에서 코로나를 바라봤던 겁니다. 제 질문에 해당 병사는 추정되는 감염경로를 짧게 설명하곤 더 중요한 게 있다는 듯, ‘격리시설’ 얘기를 꺼냈습니다.
 
로나보다 더 힘든 건
 
영하 20도 이하 강추위에 난방도 제대로 안 되는 폐건물에 아픈 병사들이 격리됐습니다. 상수도관이 다 터져 온 건물이 얼음바닥인 곳에서 화장실도 없어 양동이에 볼일을 봤던 겁니다. 병사들은 자신들이 왜 이런 일을 겪어야하는 건지, 코로나보다 군의 태도가 자신들을 더 힘들게 했다고 호소했습니다.
 
당장이라도 기사를 쓰고 싶었지만, 병사는 가해질 불이익이 걱정돼 보도엔 주저했고, 바로 기사를 쓸 수 없었습니다. 병사가 괜찮다고 할 때까지 수차례 설득하고 여러 곳에 자문을 구하는 과정을 거쳐 석 달이 지나서야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
 
 놓치고 있던 방역과 인권 사이
 
<군 내 코로나19 격리자 부실 처우 고발 연속보도> 이후, 군 당국은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실태 파악과 대책마련에 나섰습니다. “방역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라고 말하고, 숨기기에만 급급했던 군의 태도가 보도로 달라진 겁니다. 사회엔 ‘방역과 인권 사이’ 고민이 필요하다는 화두가 던져졌습니다.
 
코로나 국면, 방역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인권이라는 가치를 상기시킨 건 문제를 알린 공군과 육군 두 병사입니다. 당장 불이익이 있을지 모른다는 두려움보다, 내가 겪은 일을 다른 군인들은 겪게 하지 말아야겠다는 선의가 더 컸기에 가능했던 보도였습니다.
 
병사들의 용기로 만든 보도에 이름을 얹는 빚을 졌습니다. 이름은 밝힐 수 없지만, 용기내준 공군과 육군 두 병사에게 이 자릴 빌어 다시 한 번 감사하단 말씀드립니다. 군 장병들, 용기 있는 제보자들이 언제든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기자, SBS가 될 수 있도록 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