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9회 기획보도부문_스트레이트 '쿠팡에서 일하다 숨지다'_MBC 이동경 기자

숨졌다가 아닌 숨지다인 이유

올해 1월 경기도 동탄 쿠팡물류센터에서 일하던 여성 노동자 한 명이 숨졌습니다. 뜻밖에 죽음은 곳곳에 ‘흩어져’ 있었습니다. 앞선 1년 동안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다 숨진 노동자들의 사망은 네 건이나 더 있었습니다. 회사로 들어온 제보를 검색해봤습니다. 제보창은 아우성에 가까웠습니다. 전국 곳곳의 쿠팡물류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도와달라고 외치고 있었습니다. “일하는 동안 한시도 쉴 수 없다.” “화장실 가는 것도 참아가며 일한다.” 2021년에, 기업가치 50조 원으로 평가받는 혁신기업 쿠팡에서 영화 <모던타임즈>에서나 보던 일이 일어난다니요.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하나 기자의 눈과 귀로 확인해 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칠곡 쿠팡물류센터에서 1년 반 동안 밤샘 노동을 하다 사망한 20대 청년 장덕준 씨 등, 숨진 노동자 5명의 사건을 꼼꼼히 추적했습니다. 쿠팡 측은 장 씨의 죽음을 두고 ‘악의적 왜곡을 중단하라.’라며 일방적인 주장을 쏟아냈습니다. 그러나 장 씨는 사망 넉 달 만에 산재 승인을 받았습니다. 산재 결과와 쿠팡의 주장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어느새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쿠팡이 노동자의 죽음을 외면하고 부정했던 현실을 또렷하게 고발할 수 있었습니다.

쿠팡은 보안과 사고 예방이라는 이유를 들어 대부분의 물류센터에서 노동자들의 소지품 반입을 막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그저 일할 수 있는 몸뚱이 하나만을 가지고 가는 셈입니다. 이는 그간 쿠팡 물류센터가 방송 기자들에게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던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취재기자가 직접 일하러 가본 물류센터 현장은 노동자들의 표현 그대로였습니다. 화장실에 다녀왔다가 일하는 속도가 떨어졌다는 이유로 중앙으로 호출당했습니다. 몇 차례 실수를 저지르자 관리자들은 작업 공정 이동을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처음 일해본다는 읍소 따윈 통하지 않았습니다. 어렵게 지니고 들어간 촬영 장비에 이 모든 과정을 담았습니다.

그러나 쿠팡 노동자들의 죽음은 현재형입니다. 보도 이후 한 달여 동안 쿠팡 노동자 세 사람이 또 숨졌습니다. 쿠팡의 대응은 달라진 게 없습니다. “우린 법을 어긴 게 없다, 노동 강도는 세지 않다.” 더는 늦어져선 안 됩니다. 쿠팡은 이제라도 노동환경 개선에 나서야 합니다. 노동자들의 죽음이 멎음으로써, 이번 회차의 제목이었던 <쿠팡에서 일하다 숨지다>가 하루빨리 <쿠팡에서 일하다 숨졌다>로 기억되길 바라겠습니다. 그때까지 ‘공룡 쿠팡’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계속 추적하겠습니다.

MBC 이동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