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0회 지역뉴스 부문_전 행복청장 재임 중 땅 매입 등 세종시 국가산단 투기 의혹 단독 연속보도_KBS대전 임홍열 기자

전 행복청장 재임 중 땅 매입 등 세종시 국가산단 투기 의혹 단독 연속보도

도시 팽창과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점점 사라져가는 농지와 경작 원주민, 반면 그들이 생업과 정든 고향을 잃고 고통속에 떠도는 동안 실제 이익을 챙기는 자들은 누구일까?

LH직원들이 수도권 3기 신도시에서 사전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한 것이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가운데 신도시 몇 개를 합친 것보다 큰 세종시도 각종 개발예정지를 중심으로 부동산 투기판이 되고 있다는 원성이 이미 불거져온 터였다. 마침 취재원으로부터 세종 스마트 국가산업단지 예정지에 조립식 패널 주택이 우후죽순 들어서 투기가 의심된다는 연락을 받았다. 곧바로 면사무소 통해 해당 마을 이장님과 통화를 해보니 외지인들의 수상한 집을 지은 곳이 여럿 있다는 말을 듣고 곧바로 현장 답사에 나섰다. 축산과 과수과 본업인 해당 마을에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과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조립식 패널주택이 3,4개 동리에 우후죽순 20여 채가 들어서 있었다. 사람도 제대로 살지 않고 간간히 누군가 오는 것 같지만 마을사람들과는 일면식도 없어 별 관심을 주지 않는다는 마을 촌로의 넋두리가 이어졌다. 뭔가 있다 싶어 등기부 등본을 확인해보니 역시 원주민들이 아닌 경기, 청주, 그리고 세종시 외곽지역의 주소지 소유자가 나왔다, 세종시 인사자료를 확인해 혹시 세종시 공무원 이름이 있나 확인했지만 모든 공무원의 이름을 모르다보니 파악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원주민들이 “이익은 외지인이, 원주민은 생계 박탈” 하며 외치던 터라 지역에서 부동산 투기가 의심된다는 첫 방송을 했다. 이틀 뒤 패널식 주택 소유자 가운데 공무원 일가족 3명이 쪼개기 형태로 땅을 사 패널식 집을 사실이 확인됐고 이 역시 처음 지역에 보도를 했다.

드디어 뭔가 나오는구나.
취재 도중 마을 이장님이 조립식 집도 문제지만 영농법인이라고 간판을 차려놓고 제대로 농사도 않짓고 하는 곳이 있다며 이상하다고 귀뜸을 해줬다. 이번에는 이걸 취재해보자. 세종시 관련부서에 알아보니 이런 농업법인 특히 영농회사법인이 스마트 산단 발표 이전부터 스마트 산단과 각종 개발 예정지 읍.면에 설립이 급증한 사실을 알아냈다. 특히 이장님이 제보해준 해당 영농법인은 농사는 뒷전이고 땅을 쪼개서 팔기위한 것이 주 목적처럼 보였다. 영농회사법인 대표 전화번호가 바로 부동산으로 연결된 것이다. 전화를 받는 순간 버럭 무슨 상관이나며 짜증을 내는 영농회사법인 연결 전화 상대방, 아차 싶어 전화를 끊자마자 곧바로 차를 타고 달려가 영농회사법인 간판 번호를 핸드폰으로 찍어뒀다. 예감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취재를 하러 다음날 현장에 가보니 영농회사법인 간판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전날 찍어둔 게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취재하는 맛이 났다. “딱 걸렸어”
영농회사법인은 농업의 경쟁력과 규모화를 위해 마련된 제도다. 하지만 영농회사법인 설립조건중 하나인 실제 농민은 바지 대표고 실제 물주는 부동산 업자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아! 가짜 영농법인이 확실하구나.

이후 정의당 세종시당에서 당에 들어온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발표했고 문제가 된 곳을 꼼꼼히 취재해나갔다. 도로 개설 예정지와 고속도로 나들목 인근 등에 세종시의원 2,3명의 이름이 확인됐다, 경찰팀은 세종시안의 행정도시를 총 책임졌던 차관급의 전 행복청장이 재임기간 개집을 짓겠다는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개발예정지 인근에 땅을 산 사실을 취재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캐면 캘수록 나오는 고구마 같다고나 할까,

하지만 세종시 자체조사에서는 들어난 건이 없었다, 반면 세종경찰과 충남경찰이 시의회, 시청,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LH세종본부의 개발관련 부서를 압수수색하고 조사를 이어가자 세종시 공무원과 중앙부처 공무원 등 여러 명이 부동산투기 혐의가 드러나 입건되거나 참고 조사를 받았다. 쪼개기 방식으로 부동산 투기를 한 부동산중개법인도 다수 적발됐다. 하지만 아직도 2천여 필지가 넘는 땅에 대해 농지법 위반과 부동산 투기 혐의에 대한 실시가 진행중이다. 아직도 취재가 끝나지 않은 이유다.

이번 취재를 통해 가장 느낀 건 농지가 투기꾼들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단 개발에 개자만 나와도 시간과 돈, 정보(권력)이 있는 사람들이 달려든다. 제일 앞장서는 것은 땅을 큰 면적으로 구입해 짧은 시간에 쪼개기 형태로 되파는 기획부동산, 이어 실제 개발이 될 때까지 투자를 한 뒤 최소 몇 년은 기다릴 수 있는 자산가들, 그리고 양심을 팔아먹은 공무원들, 특히 요즘은 국세청을 통한 투기 혐의 등 꼬투리를 잡히지 않기 위해 점점 진화하고 있다.세금도 정확히 내고 건축법 등 각종 법적 기준도 최소한도 내에서 충족하는 등 합법적 방법을 취해 부동산 투기를 발견하기가 더 쉽지 않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시의원과 공무원 등 견제, 감시받지 않는 권력은 항상 자기이익을 도모하고 부패할 수 있다는 오래된 진실이다. 언론이, 기자가 앞으로도 눈을 부릅떠야하는 이유일 것이다.

경자유전, 자경농 원칙은 점점 의미 잃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농촌의 고령화 저출산을 부르짖을수록 생명의 마지막 보루를 책임진 농촌과 농민은 개발이라는 이름아래 곳곳에서 신음하고 있다. 아예 농촌은 도시민의 짐이라도 되는 것인 양, 농촌을 희생삼아 도시민의 탐욕을 채우고 있는 것이다.

끝으로 마을 주민과 관련 공무원들이 농지를 투기대상으로 삼지 않기 위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는 것이 있다. 이해충돌법, 농지법개정, 영농회사법인 자격 강화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또 하나 개발예정지 보상차별화다. 오래 살던 원주민은 자신의 뿌리와 고향, 정든 이웃을 잃는 만큼 더 큰 보상을 해줘야 하고 개발예정 직전이나 확정 몇 년 전에 땅을 산 사람들은 이주자택지도 주지 말고 산 땅의 원가만 보상 해야한다고.

‘태산명동서일필’이라는 말이 있다. 자본주의에서 뭐 이정도 쯤이야, 교각살우를 핑계로 이번에도 투기를 잡는 시늉만 내서는 안될 것이다. 건전한 자본주의는 육성해야하지만 투기 자본주의는 막아야한다. 언젠가 식량과 작물이 무기가 될 수도 있는 그 날, 그 많던 농민과 농지는 어디로 갔나하며 땅을 칠래야 칠 땅을 찾지 못할 날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KBS대전 임홍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