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0회 경제보도 부문_LH 특별공급 투기 의혹 연속보도_KBS 김성수 기자

‘세종’에서도 ‘진주’에서도…
누구를 위한 ‘특별 공급’인가

 LH, ‘한국토지주택공사’. ‘토지’ 뿐 아니라 ‘주택’도?
취재를 착수할 당시는 LH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연일 불거지던 시점이었습니다. ‘토지’ 뿐 아니라 ‘주택’에 대한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 취재가 시작됐습니다. 특히 LH는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설계부터 개발까지 깊게 개입한 공공기관. 그렇다면 전국에서 주택가격 상승률이 가장 큰 세종시, 그 중에서도 아파트를 쉽게 분양받을 수 있는 ‘이전기관 특별공급’ 제도의 허점을 이용했을 것이란 가설을 세웠습니다.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정보공개청구제도를 활용하여, LH 직원 가운데 이전기관 특별공급 확인서를 발급받은 명단과 현재 세종 지사에 계속 근무하는지 여부, 인사 이동일 등을 확인했습니다. 결과를 보니 349명의 특별공급 확인서를 발급 받은 LH 직원 가운데 10% 정도만 초기부터 세종에 정착했고 나머지 직원 311명은 모두 세종을 떠났습니다. 이들은 실제 거주하지도 않고 최대 8억 원이 넘는 재산상의 이득을 보고 있는 직원들도 다수 확인됐습니다. 실거주란 특별공급의 본래 취지는 어긋났습니다. 취재진의 가설이 확신으로 바뀐 시점이었습니다.

다주택 재태크 수단 된 ‘특별공급’
취재 결과 LH는 세종 뿐 아니라, 본사가 있는 진주 혁신도시에서도 이전기관 특별공급을 받았습니다. 진주에서만 1,700명이 넘는 LH 직원들이 특별공급을 받았고, 이 가운데 70명이 세종에서도 특별공급을 받은 사실을 최초 확인했습니다. 이들 70명의 임대, 매매 여부 및 거래가액을 모두 확인한 결과 70명의 LH 직원들이 세종과 진주 두 도시에서 특별공급으로 분양받은 아파트 140채 가운데 37채는 분양권 상태에서 팔렸고 전·월세로 임대된 아파트도 21채 있었습니다. 한 LH 직원은 특공 받은 아파트를 팔아, 분양가 대비 약 6억 원의 수익을 남긴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특공은 실거주가 아닌 LH 직원들의 다주택 수단으로 쓰인 셈입니다.

LH 직원들이 세종과 진주를 오가며 특별공급을 통해 아파트 재태크를 할 수 있었던 이유. 제도적 허점 때문이었습니다. 장애인이나 신혼부부 등 다른 특별공급은 평생 단 한 번 가능하지만, 세종시 이전 기관 특별공급은 중복 당첨이 가능하도록 예외 규정을 뒀습니다. 주거 약자도 받지 못하는 혜택이 10년 가까이 이전 기관 종사자들에게는 있었던 것입니다. 제도적 허점이 있었기에 LH 측이 취재진에 “국민들에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면서도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것은 아니다”고 밝혀왔습니다.

“이렇게 쉽게 바꿀 수 있는 제도를 왜 10년간 방치했나?”
보도 이후 정부의 대책은 취재진의 예상보다 빨리 나왔습니다. 3월 29일, 정부는 ‘부동산 투기 근절 및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하며 세종 행복도시 이전기관 특별공급 대상이 되는 이전 기관의 요건을 강화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세종 이전 기관 특별공급은 1인당 한 차례만 기회가 부여되도록하고, 요건 또한 수도권으로부터 이전한 기관으로 한정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보도에서 지적했던 중복 당첨 예외 규정을 무효화한 것입니다.

이제 모든 공공기관들은 특별공급으로 중복 당첨될 수 없어졌습니다. 특별공급을 통해 다주택자가 되는 일은 원천적으로 막혔습니다. 하지만 LH는 이미 2017년과 2019년, 각각 진주와 세종에서 특별공급 대상 기간이 만료됐습니다. ‘중복 특공’을 통해 얻은 이익이나 실거주하지는 않고 소유만 한 아파트에 대한 환수나 처벌도 불가능합니다. 이렇게 쉽고 빠르게 바꿀 수 있던 제도를, 정부가 조금만 빨리 움직였더라면, 이들의 특공을 통한 재태크 불가능해졌을 것입니다. ‘제도는 바뀌었지만, 이들이 얻은 이익은 그대로’. 취재진에 특혜성 제도를 바꿨다는 뿌듯함보다 “이렇게 쉽게, 빨리 바꿀 수 있는 제도가 지금까지 유지된 이유가 무엇일까”란 의문이 짙게 남은 이유입니다.

KBS 김성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