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9회 지역뉴스부문_무법천지 제지공장 고발 “법 위에 있었다”_YTN광주 나현호 기자

온갖 불법과 횡포가 가득했던 그곳,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에게

3년간 불법 행위만 55건. 그린벨트에 제멋대로 증축하고 용도변경
농촌 마을과 인접한 곳에 자리 잡은 공장이 있습니다. 굴뚝을 비롯해 각종 제조시설까지 겉으로 보기에는 여느 공장과 다를 게 없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 공장에서는 최근 3년 사이에 무려 55건에 달하는 불법 행위가 적발됐습니다. 전남 담양에 들어선 한솔그룹 계열사 (주)한솔페이퍼텍 공장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공장부지 가운데 4분의 3은 다름 아닌 ‘그린벨트’였습니다. 개발이 제한된 곳인데도 마음대로 시설을 짓거나 증축하고 용도를 바꿔 사용했습니다. 건물 외벽에 마음대로 철골조로 된 시설을 설치하는가 하면, 주차장에는 폐기물을 쌓아놓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신고나 허가도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이 공장은 주민들이 늘 이용하던 길도 어느 날 갑자기 막아버렸습니다. 철문까지 굳게 잠그고 원래 제 땅인 것처럼 행세했습니다. 또 국유지와 사유지, 심지어 문중 땅까지도 무단으로 점거해서 쓰고 있었습니다. 기업의 도덕성을 의심해보게 하는 대목입니다.
작년 한 해 동안만 공장 내 불법 행위가 29건 적발됐는데, 행정조치를 이행한 건 고작 11건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는 원상복구 하지 못하겠다며 소송까지 냈습니다. 그러면서 법이 바뀌어 설치가 필수적이었거나 공장 가동에 꼭 필요한 시설을 만든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과거에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았던 책임은 뒤로 한 채 법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입니다. 하루속히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오기를 바라다가 지쳐버린 주민들의 마음은 안중에도 없어 보입니다.

불법 행위 대부분 주민이 적발, 취재 통해 용수 공급하는 한국농어촌공사 변화 이끌어내
공장에서 적발된 불법 행위 55건 가운데 대부분은 주민이나, 주민이 선임한 건축사가 적발해냈습니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가 제대로 된 단속을 한 것인지 의문이 드는 지점입니다. 기업이 벌인 불법 행위에 대해 지자체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이,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전가됐습니다.
YTN은 〈무법천지 제지공장 고발 “법 위에 있었다”〉를 통해 지역사회, 그것도 농촌 지역에 들어선 기업의 무책임한 태도를 지적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문제를 일으킨 기업의 변화 가능성을 끌어낸 것도 취재 과정에서 거둔 성과입니다. (주)한솔페이퍼텍은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매일 8천 톤의 농업용수를 받기로 계약돼 있습니다. YTN 취재 과정에서 한국농어촌공사는 계약 기간이 끝나면, 더는 이 공장에 물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기업이 상대적으로 약자인 주민들의 요구에 좀 더 경청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YTN광주 나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