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9회 지역기획보도부문_“부결 없는 도시계획위원회” 아파트 공화국 전락한 광주_광주MBC 우종훈 기자

광주에 고층 아파트가 우후죽순 들어선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광주 도심에는 고층 아파트가 빽빽합니다. 다른 지역과의 차이를 체감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실제 인구 145만 명 광주 주택의 66%는 아파트였습니다. 전국 6대 광역시 중 가장 높은 비율입니다. 도심에서는 무등산의 절경을 쉽게 볼 수 없습니다. 지역 명산의 정기가 도심을 둘러싼 고층 아파트에 막혀버린 셈입니다. 물론, 고층 아파트가 많다는 사실이 문제일 순 없습니다. 다만 필요 이상의 아파트가 들어서면 안 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시민의 필요가 아닌, 건설업자의 배 불리기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공급 과잉을 우려하는 광주에서는 다른 지역과 비교해 아파트 양극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신축 아파트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지만, 오래된 아파트는 가치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필요 이상의 아파트 건설로 주거가 아닌 투자·투기의 대상이 됐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아파트 공화국 광주’를 만든 책임은 누구에 있는지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고민을 항상 안고 있었습니다.

“부결 없는 도시계획위원회”, 정치·자본 권력을 위한 거수기
그러던 중 의문의 실마리를 풀어주는 보도자료를 접하게 됐습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가 지난 1월 낸 보도자료였습니다. 시민단체는 토지의 형질변경과 용적률, 도로 개설 등을 총괄하는 도시계획위원회의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로 구성된 도시계획위원회가 막대한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제 역할을 못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취재진은 보도자료 한 줄 분량인 ‘부결이 없다.’라는 내용에 천착했습니다. 도시계획위원회가 건설업자의 거수기에 불과해 아파트 공화국 광주를 만들었을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회의록과 위원명단 등 56건의 정보공개 청구를 했습니다. 또 전·현직 위원들의 전화번호를 확보해 내부 사정을 청취했고, 지난 2년간의 심의 결과를 자료로 정리했습니다. 실제 도시계획위원회의 운영은 부결 없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취재를 통해 한 사람이 14년간 도시계획위원을 역임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또 현직 도시계획위원들로부터 독립성을 침해받고 있다는 진술을 끌어냈습니다.

지역 중심 이슈가 된 도시계획위원회, “중요성 제고”
광주MBC 보도 이후 도시계획위원회는 행정의 중심 이슈가 됐습니다. 광주시의 즉각적인 제도개선도 이어졌습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내실 있는 운영을 당부한 이후 위원들의 사퇴가 이어졌습니다. 다수의 연임이 문제로 지적된 인물들이었습니다. 지역의 시사 보도 프로그램은 바람직한 도시계획위원회 운영방안을 주제로 논의했습니다. 또 도시계획위원회의 중심인 교수 집단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광주MBC 보도 이후 전문가들은 자체 대책회의를 열었습니다. 일부 위원들은 보도를 통해 위원회가 발전할 기회를 얻었다며 감사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광주시는 건설업자로부터 위원들의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례 개정을 추진 중입니다.

광주MBC는 도시계획위원회 취재를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보도를 통해 도시개발에 공익성을 고려하는 노력이 강조됐습니다. 시민과 환경, 복지를 고려한 도시 개발이 이어질 수 있도록 지역 언론의 ‘감시견’ 역할을 다 하겠습니다.

광주MBC 우종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