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7회 뉴스부문_전봉민 의원 편법 증여 특혜 의혹_이지수 기자

재산 914억 원..시작은 아버지 회사
취재는 평범한 의문에서 시작됐습니다. 국회의원 재산 1위라는 전봉민 의원은 어떻게 저렇게 많은 재산을 모았을까? 재산 공개 자료를 하나하나 따라가 봤습니다. 전 의원은 건설사 두 곳에 총 6억 8천만 원을 투자해 대주주가 됐습니다. 회사들은 아파트 분양과 도급 공사로 돈을 벌어 단기간에 매출 1천억 원을 넘겼습니다. 지분 가치는 125배 불어났습니다. 이 기간 전 의원은 부산시의회 의원이었고, 동시에 회사 임원이었습니다. 그러다 국회의원에 당선됐습니다.
두 회사는 전 의원과 형제들이 지분 100%를 가졌습니다. 공시된 모든 감사보고서를 뒤졌습니다. 5백 여 쪽에 달하는 보고서에서 흩어진 정보들을 찾아 퍼즐처럼 맞춰갔습니다. 그 결과 두 회사는 또 다른 건설사와 깊이 관련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아버지 전 모 회장이 최고경영자이자 최대주주인 회사였습니다. 아들들의 회사는 주로 아버지 회사로부터 일감을 받아 성장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업 기회를 제공받는 일감 떼어주기 행태도 보였습니다. 편법증여가 의심됐습니다. 회계 전문가들과 검증했습니다. 편법으로 부를 대물림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국세청을 통해 위법 소지가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1조 원대 사업..사돈이 인허가
지금은 어떤 사업을 하는지 살펴봤습니다. 부산 송도해수욕장 바로 옆 매립지에 1조 원대 주상복합아파트와 호텔을 짓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인허가 과정이 석연치 않았습니다. 원래 아파트 같은 주거시설은 50%밖에 못 세우는 땅이었습니다. 전 의원 일가 회사가 부지를 산 뒤 1년 만에 이 비율이 80%로 뛰었습니다. 직전 토지소유주인 한진중공업은 20년 넘게 규제에 묶여 개발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전 의원은 3선 시의원이었습니다.
규제를 푼 건 부산시였습니다. 공무원과 민간위원이 참여하는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거쳤습니다. 심의에 참여한 위원은 총 16명. 한 명씩 전 의원과의 이해관계를 따져봤습니다. 공식적인 기록만으론 한계가 있었습니다. 관계자들을 탐문했고, 흩어져있던 여러 기록들을 모았습니다. 그러다 민간위원 신분으로 위원회에 참여한 전직 고위공무원 한 명이 눈에 띄었습니다. 전 부산시청 국장 윤 모 씨. 확인해보니 전 의원의 사돈이었습니다. 전 의원 막내 동생의 장인이었던 겁니다. 이 동생은 사업시행사 임원이자 대주주였습니다. 사위를 포함해 사돈 일가가 소유하고 경영하는 회사의 사업 인허가를 윤 씨가 심의한 겁니다.
 
풀리지 않은 의혹
전 의원의 얘기를 들어야했습니다. 해명과 반론이 필요했습니다. 전 의원에게 수십 차례 전화와 문자로 연락을 취하고, 질의서도 보냈지만 답이 없었습니다. 아버지 전 회장의 반론도 필요했습니다. 아들들에게 재산을 물려주려는 목적으로 일감과 사업 기회를 준건지, 사돈이 인허가 심의에 참여한 사실을 알았는지 등을 물어야했습니다. 전 회장을 만났습니다. 여러 의혹에 대한 해명과 함께 전 의원이 국회의원 공천을 받은 과정도 비교적 자세히 들었습니다.
그러다 전 회장이 청탁을 시작했습니다. 보도를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더니 급기야 금품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순간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갔습니다. 성공한 건설업자이자 국회의원과 사업가로 삼형제를 키운 아버지. 얼마나 자주 이런 일이 있었던 걸까. 단정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언론과 정부, 지역 사회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런 시도가 있었고 일부라도 이뤄졌다면 드러난 것보다 문제는 심각해보였습니다. 전 회장에게 부정청탁임을 알리고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고 하자 “아들일이라 그랬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스트레이트> 보도 이틀 뒤, 전 의원은 소속 정당이었던 국민의힘을 탈당했습니다. 도의적 책임을 진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의혹에 대한 해명은 거의 없었습니다. 취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 의원 일가가 부정한 방식으로 부를 쌓고 권력을 이용해 이권에 개입했다면 낱낱이 밝혀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