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7회 뉴미디어부문_최초공개 홍수 위험지도_KBS유호윤 기자

홍수위험지도 최초 공개 … 예고된 ‘섬진강 침수’
 
‘정보 공개 결정통지 확인바랍니다’. 지난해 9월, 문자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공개 결정 소식에 반가움이 앞섰습니다. 정보공개요청을 하다 보면 ‘비공개 통보’나 공개할 정보가 없다는 ‘부존재 통보’를 받기 일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찬찬히 메시지를 보니 공개 자료가 예상 못 한 ‘홍수위험지도’였습니다.
 
8월 홍수 기획 아이템을 찾다 홍수위험지도를 처음 알게 됐습니다. 홍수위험지도는 주요 하천이 넘쳤을 때 침수 예상 지점을 표시한 정부의 특수지도입니다. 주민들에게 홍수위험을 사전에 알리고, 지자체는 방재 사업 기초 정보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약 1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그동안 외부 공개를 제한해왔습니다. 홍수위험지도가 공개되면 집값 떨어진다는 민원이 빗발칠 거라는 게 이유였습니다. 국회의원실을 통해 입수를 시도했지만 받지 못했습니다. 이의신청까지 가보자는 생각으로 정보공개청구를 했는데 공개 결정이 나온 겁니다.
환경부가 홍수위험지도를 외부에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집중호우 직후 환경부 안에서 공개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덕분이었습니다. 단, 전자 파일이 아닌 인쇄물로 제공했습니다. 분량만 2천2백 장이었습니다.
홍수위험지도를 한 장씩 넘겨보며 올해 침수 피해 지역을 분석했습니다. 섬진강 유역부터 살펴보니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침수 피해 신고 지역과 홍수위험지도가 정확히 일치했습니다. 지역 주민들조차 “이런 홍수는 처음”이라고 말할 정도로 올해 홍수는 예상치를 뛰어넘었지만, 홍수위험지도는 피해를 정확히 경고하고 있던 겁니다. 피해 주민들이 홍수위험지도를 미리 봤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거라는 안타까움이 남았습니다.
취재진은 홍수위험지도를 한 장 한 장 스캔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돼야 할 정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홍수위험지도가 공개된 직후 서버가 마비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전자 파일이 없어 어려움이 많았지만 탐사보도부 데이터팀의 노력과 역량으로 제한된 시간 내에 웹페이지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홍수위험지도를 토대로 전국 지자체들이 홍수 예방을 위해 적절한 대비를 하고 있는지도 점검했습니다. 방재 계획만 만들고 실행은 안 한 지자체가 어딘지 함께 보도했습니다.
여름에 시작한 취재는 결국 겨울이 돼서야 끝났습니다. 철 지난 홍수 보도였지만, 철이 지나도 해야 할 보도였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재난 예방을 위해 시민들이 알아야 하는 정보를 찾아내 공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