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7회 기획보도부문_스트레이트_ 제2의 사대강 초대형 석탄발전소의 비밀_MBC 이동경 기자

“요즘 세상에 석탄발전소를, 그것도 7개나 새로 짓는다는 게 말이나 돼?” 처음엔 든 생각은 궁금함보다는 의구심이었습니다. 사계절 내내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는 나라에서, 다른 발전소도 아닌 석탄발전소를 무더기로 짓고 있다는 게 좀처럼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노후 석탄발전소를 폐지하겠다는 건 대통령의 후보시절 공약이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이 모순적 상황은 분명한 사실이었습니다. 초대형 석탄발전소 건물이 전국 곳곳에서 빠르게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대체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자연스레 떠오른 의문을 하나하나 풀기 위해 취재에 들어갔습니다.
 
하나, 둘 파고들어 가보니 석탄발전소는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닌, 국가 전력 시스템과 긴밀하게 맞닿아 있는 이슈였습니다. 정부가 2년마다 중장기 전력수급계획 수립해 앞으로 필요한 전력량과 필요한 발전규모, 설비 등을 정하고 있었습니다. 현재 지어진 석탄발전소도 이 과정을 거친 겁니다.
 
이 거대한 사업의 총 투자비는 자그만치 22조원. 그렇다면 대체 누가, 왜 이 사업을 추진했을까? 뿌리는 1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2011년 전국 대정전 사태 직후, 이명박 정부는‘전력수급 안정화’를 최우선으로 내세우고 대대적인 전력 확충에 나섰습니다. 그 자체로는 틀리지 않은 판단이었습니다. 하지만 남는 전기는 대부분 버린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나친 예비전력 확보는 그 자체로 국가적 낭비입니다.
 
정책 결정이 이루어지던 2012년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당시, 과도한 예비전력 확보 계획은 큰 논란이었습니다. 전력 전문가들은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당시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새로 필요한 발전공기업들의 건설 능력을 넘어서는 수준이었습니다. 결국 발전소 건설 물량 대부분이 국내 굴지의 대기업 건설 계열사에 배정됐습니다.
 
‘사실상의 전력 민영화다’.‘중장기적으로 전력 상황이 개선되는 점을 고려하지 않았다.’, ‘MB정부의 녹색성장 기조를 뒤엎는 결정이다.’란 비판들이 잇따랐지만 정부는 끝내 계획을 밀어 붙였습니다. 대규모 국책 토목사업을 일으키고, 대기업들을 배불린다는 비판에도 강행됐던 4대강 사업과 판박이처럼 닮은 모습이었습니다.
 
석탄발전소 7개는 2024년까지 차례로 완공됩니다. 개 당 수조원의 공사비가 들어갔지만 가동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수도권으로 보낼 송전시설이 빨라야 2025년에 완공됩니다. 이미 송전탑 건설을 두고 주민 반발이 만만치 않습니다. ‘밀양 사태’와 같이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한다면, 이마저도 장담할 순 없습니다. 온실가스 배출은 더 큰 문제입니다. 국가온실가스 감축 계획에 따라 20년 뒤 석탄발전소 7개의 가동률은 25%까지 떨어질 거란 시뮬레이션 결과도 나와 있었습니다. 기껏 지어놓고 제대로 돌리지도 못하는 발전소, 정부는 국민 세금을 들여 공사비는 물론, 전력생산비용까지 보전해 줘야할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