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5회 뉴스부문_옵티머스 정관계 로비 및 검찰 부실 수사 의혹 단독보도_SBS 이현영 기자

‘저(低)위험’.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 펀드 판매 당시 고객들의 투자신청서 ‘투자 위험도’ 란에 당당히 써두었던 세 글자입니다. “1~5등급 가운데 5등급의 저위험 상품으로 공공기관 등에 투자해 2.8~3%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상품”이라는 국내 대형 투자사 판매직원의 이야기가 거짓일 것이라고 피해자들은 미처 생각지 못했습니다. 가입하려는 고객들이 많으니 미리 예약까지 해야 한다는 이 ‘저위험 펀드’에 투자한 돈이 1억부터, 많게는 수억 원, 수십억 원에 달합니다. 투자금은 몇 달 새 증발해버렸습니다. 누군가에겐 노후자금으로 쓰일 퇴직금이기도 했고, 누군가에겐 전세자금이기도, 결혼자금이기도 했습니다. 옵티머스가 공공기관 투자 대신 펀드 돌려막기를 하며 돈을 빼돌리는 사이 피해금액은 1조 원을 훌쩍 넘겼습니다.
 
지난 6월 옵티머스 펀드에 대한 검찰의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고, 한 달 만에 핵심 관계자 4명이 구속됐습니다. 옵티머스 일당이 투자금을 빼돌린 경위는 드러나기 시작했지만, 꽤 오래전부터 업계에 돌던 소문인 ‘정관계 로비 의혹’의 실체는 쉽사리 드러나지 않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갈등 관계에 있는 옵티머스의 전 경영진과 현 경영진 측이 서로 ‘상대편에게 정관계 비호 세력이 있다’며 여러 언론에 지속적으로 제보했고, 의혹은 커져만 갔습니다. 수사 착수 이후 몇 달이 흘렀지만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는 없었고, 관련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의혹의 실체가 궁금했습니다. 옵티머스 펀드의 관계사들과 관련 인물들을 차례로 접촉해나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옵티머스 측 회사가 민주당 대표인 이낙연 의원의 지역사무실 복합기 렌탈 비용을 대신 납부한 증거로 보이는 계약서를 확보했습니다. 문서의 진위 여부와 작성 경위를 여러 경로로 확인했습니다. 이 대표 측 주장대로 사무실 직원의 실수로 옵티머스 관계사의 복합기가 해당 사무실에 그대로 설치됐을 가능성도 있지만, 반대로 또 다른 형태의 지원이 있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후 추가 취재 과정에서 옵티머스 자금 일부가 ‘전문 로비스트들’에게 흘러들어간 정황과 함께 옵티머스 대표가 작성한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정치권과 금융권, 법조계를 아우르는 다양한 인물들과의 관계와 함께 이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자체적으로 기록해둔 문건이었습니다. 이 문건 내용을 뒷받침하는 정황들도 다수 발견된 상황에서 이를 단순히 사기꾼의 허풍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었고, SBS는 관련 의혹들을 보도했습니다.
 
실제 보도 이후 다른 언론사들을 통해 핵심 로비스트들의 정관계 로비를 의심케 하는 내용의 녹음파일이 공개되고 정관계 인사들의 옵티머스 투자 사실이 공개되는 등 각종 의혹들이 터져 나왔습니다. 검찰이 SBS 보도 약 3달 전에 이미 확보해두고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던 하자 치유 관련 문건 등 로비 정황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됐습니다. 관련자 일부가 추가로 재판에 넘겨졌고, 관련 검찰 수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옵티머스의 정관계 로비 의혹 보도에 대해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며 사실의 가치를 깎아내리려는 이들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 사건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동안에도, 피해자들의 절규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과 별개로 대규모 펀드 사기가 가능했던 경위가 수사를 통해 낱낱이 밝혀져야 할 것입니다. 피해자들의 투자금이 어디에 쓰였는지, 국내 굴지의 투자사들이 어쩌다 이토록 허술한 사기 펀드를 판매하게 된 것인지, 일련의 불법 행위에 정말 비호 세력이 존재했는지……. 사실이 밝혀질 때까지 SBS도 취재를 이어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