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4회 지역 뉴스부문_김용균 숨진 태안화력 달라진 건 없었다 단독 연속보도_대전MBC 김윤미 기자

살기 위해 나선 일터, 그곳에서 되풀이되는 노동자 죽음의 원인은 무엇일까?
 
故 김용균씨가 숨졌던 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또다시 60대 화물차 기사가 2톤짜리 거대한 철제 스크루에 깔려 숨졌다는 사고 발생 기사를 처음 쓰면서 취재팀이 가진 물음입니다.
살기 위해 나간 일터에서 청년 김용균이 스러진 지 고작 1년 남짓, 그 죽음이 법으로 남아 ‘위험의 외주화’를 막자며 산업 현장의 안전 규제를 대폭 강화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시행된 지 불과 8개월 만입니다.
 
한국서부발전의 뻔한 대응 이면에 놓인 지켜지지 않는 약속
 
이미 1년여 전, 김용균 씨 사고와 그 이후를 취재했던 대전MBC 사회부 취재팀은 노동자 사망 사고를 대하는 서부발전 측의 대응 체계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숨진 노동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책임 회피와 정황 은폐, 그리고 말 뿐인 약속이 그것입니다. 역시 이번 사고에서도 서부발전은 1차 사망보고서에 본인 과실이라고 적었고, 취재팀의 집요한 물음에는 답변을 외면한 채 정황과 사실을 숨기기에 바빴습니다. 같은 곳에서 되풀이되는 노동자의 사고와 죽음의 이면에는 ‘지켜지지 않는 약속’이 분명 버티고 있을 것이라고 취재팀은 확신했고, 그 이면을 밝히기 위해 노동계와 국회 관련 상임위 의원실 등을 통해 입찰공고문을 비롯해 당시 작성된 계약서와 작업지시서 등 객관적이고 핵심적인 자료 확보에 나섰습니다.
덕분에 사고 직후부터 복합한 원·하청 계약구조를 이용해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단 한 푼도 책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결국, 신호수 고용 등에 쓰였어야 할 비용을 아끼려다 화물차 기사가 사고 직전까지 신호수 역할까지 도맡았다는 사실이 단독 보도로 이어졌고, 서류상에 존재했던 안전 규정들이 무용지물이었고, 서류 역시 사고 이후 수기로 작성돼 은폐 의혹마저 제기된다는 단독 보도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더는 일하다 죽지 않게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
 
단순한 사고로 묻힐 뻔했던 태안화력의 사망 사고는 대전MBC의 열흘 넘는 단독·연속 보도로 전반적인 안전감독 소홀이 배경에 자리했음이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전담팀을 꾸려 수사에 나선 경찰도 서부발전과 하청업체 임원까지 7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입건했고, 고용노동부 역시 대대적인 산업안전보건감독에 나서 계약과 안전관리 부실 등에서 300여 건의 위법 사항을 적발해 2억 원대의 과태료를 예고하는 등 보도가 사실이었음이 속속 확인되고 있습니다. 또, 더 이상 일하다 죽는 노동자가 생기지 않도록 원청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위한 사회적 움직임도 한층 거세졌습니다.
취재는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사고의 이면에 자리 잡은 원인과 안전관리 부실이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 때까지 관심을 거두지 않을 예정입니다. 최근 국정감사를 통해서도 국회가 지적한 것처럼 사고의 원인을 개선할 수 있는 법과 제도까지 바꿀 수 있도록, 그래서 일하다 죽는 노동자의 소식을 시청자들에게 전하는 일이 줄어들 수 있도록 취재를 멈추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