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3회 뉴미디어부문_털어봤다! 동네의회 – 업무추진비 편_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 배여운 기자

기초의원 목에 방울 달기 – 기초의회 의장단 업무추진비 분석
 
“기자님, 아직도 하세요? 정말 징하네요” 
한 기초의회 사무처 직원의 불만 섞인 농담이 기억납니다. 
 
시작은 기억나지 않지만 3년 전부터 분기마다 기초의회 의장단 업무추진비를 정보공개청구로 감시해오고 있습니다. 덕분에 메일함과 휴대폰은 늘 시끄럽습니다. 정보공개청구가 완료됐다는 메일 알림은 멈출 줄 모르고 전국 기초의회에서 걸려온 담당자들의 불만은 주말에도 끊이지 않습니다.
 
‘왜 하필 국회도 아니고 기초의회를 감시하냐?’, ‘기초의회 감시하면 누가 알아주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기초의원 분석하지 말고 국회의원 감시하라는 뜻인 거 같습니다. 사실 국회의원은 이미 언론과 시민단체로부터 업무추진비, 정책개발비, 정치후원금 등 대부분의 예산 집행을 감시받고 있습니다. 이런 감시 덕분에 국회는 투명한 예산 집행이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의 실생활과 맞닿아 있는 기초의회는 어떨까요? 안타깝게도 기초의회는 감시의 사각지대에 숨어서 혈세인 업무추진비를 방만하게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국 226개 기초의회가 업무추진비를 취지에 맞게 제대로 썼는지 살펴보고자 했습니다. 시민 세금이 혹여나 분별없이 사용되는 건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취재 과정이 다른 기사와는 조금 다릅니다. 
 
기초의회 업무추진비 분석은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는 기초의회가 많기 때문에 정보공개청구를 거쳐야만 합니다. 데이터를 받고자 하는 기자와 공개하지 않으려는 공무원의 긴 싸움은 한 달간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간혹 hwp, pdf를 줘도 너그럽게 이해해야 합니다. 그렇게 데이터를 모을 수만 있다면 이제는 고마운 마음마저 듭니다. 
 
힘들 게 데이터를 모았다면 맨땅에 헤딩은 하지 말아야겠죠? CAR(computational assisted reporting) 기법과 R프로그래밍을 통해 19만 건의 데이터를 정제했고 분석. 일자, 시간대, 식당명, 의원별로 분석해서 추려 나갔습니다. 심야 사용 9,713건, 주말 및 공휴일 사용 678건과 50만 원 이상 끊어 쓰기 등 꼼수 사용을 찾아냈고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유인물, 재산 공개 관보, 지역 신문 기사 등과 대조해 본인 혹은 지인 가게에서 꼼수 사용한 사례까지 모두 적발해 냈습니다. 
 
마부작침은 이번 보도가 올바른 업무추진비 사용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전수 분석한 업무추진비 사용 실태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시민들이 기초의회에 관심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감시할 수 있도록 기획했습니다. 분석한 19만 건의 데이터는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들어서 ‘의원님의 골목 식당’이란 인터랙티브 검색기로 내놓았습니다. 이보다 좋은 감시는 없기 때문입니다.  
 
기사가 나간 이후에도 전국 기초의회로부터 연락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기사를 보고 데이터를 다시 수정해서 주겠다는 의회도 있고 한 주민으로부터 데이터를 직접  받아주겠다는 응원의 메시지도 있었습니다. 한 지역 시민단체에서 자발적 감시를 목적으로 데이터를 공유받고 싶다고 해서 흔쾌히 넘겨드리기도 했습니다. 성북구의회는 취재 이후에 부정 사용한 업무추진비 반환을 약속했습니다. 
 
데이터 수집부터 보도, 공개까지 긴 호흡의 기사가 이제서야 끝났습니다. 마부작침의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부터는 지역 시민들의 몫입니다. 자발적인 감시와 투명한 공직 감시가 지역에서 지속될 수 있도록 꾸준히 관심 갖고 함께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