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3회 기획보도부문_공직자 부동산 재산 검증 연속보도_ KBS 하누리 기자

“우리 애한테는 꼭 물려주고 싶어서” “애기 엄마가 그러자고 해서“
 
고위공직자 부동산 취재하면서 자주 들은 ‘해명’입니다. 재산 관련 취재인만큼, 사생활이 연결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고위공직자로서 조금 더 책임 있는 ‘재산 형성 이유와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취재 대상과 검증 기준도 이에 맞췄습니다. 단순히 ‘재산이 많다, 잘 벌었다’고 비판하는 데서 나아가, 정책을 이용해 재산을 형성했거나 그 과정에 탈법 위법이 있는지 또 국민을 속이진 않았는지 찾기로 했습니다.
 
먼저, ‘다주택, 우리부터 처분하겠다’고 한 민주당. ‘약속 이행 여부’와 ‘강남 2주택 이상 보유’가 기준이었습니다. 2명, 김홍걸 의원과 임종성 의원이 대상으로 추려졌습니다. 두 의원 모두 “집 내놨는데 안 팔린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김 의원은 내놓은 적도 없이 이미 아들에게 증여를 한 상태였고, 임 의원은 시세나 호가보다 모두 비싸게 집을 내놨습니다. 처분 의지가 있었을까,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또다른 공통점은 ‘배우자가 샀거나 처리한 일’이라는 해명이었습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다주택 처분’을 약속한 게 아닌만큼 다른 기준이 필요했습니다. 이해충돌이나 편법 재산 형성을 찾아봤습니다. 김희곤 의원은 호재인 ‘조정지역해제’가 된 바로 그날, 딸에게 재건축 대상 아파트를 사줬습니다. 시세는 바로 2배로 뛰었습니다. 최춘식 의원은 무주택 서민을 대상으로 분양한 보금자리 주택을 사들이곤, 거주하지 않았습니다. 불법인데, 한달 100만 원 정도 추정되는 월세 수익을 7년째 얻고 있었습니다. 여야 모두 부동산 거래를 맡은 공인중개사부터 세입자까지 모두 찾아 취재해서 알게 된 결과물이었습니다.
 
다음 검증 대상은 제도를 이용해 ‘세종시 부동산 투자’에 성공한 고위 공직자였습니다. ‘이전기관 특별공급’ 제도가 시작된 2010년부터 올해까지 세종시 아파트를 한 차례라도 소유했던 234명을 전수조사했습니다. 거주는 하지 않고 임대수익과 시세차익을 얻어왔을 거라는 가설, 취재해보니 진짜 그랬습니다. 세종시 관련 3편의 연속 보도를 통해 고위공직자 17명 실명을 밝히고 반론을 담아 보도했습니다. 17명의 사례를 통해 드러난 건 제도의 헛점도 있었습니다. 지난 10년동안 세종시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던 걸까요? 취재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곧 <시사기획 창>을 통해 17명 고위공직자들의 사례가 단지 ‘예고편’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더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부동산 취재, 돌아보면 ‘기망’에 대한 취재였습니다. 집값은 오르고 서민들이 살 집은 없다는데, 고위 공직자들은 쉽게 재산 늘리고 ‘아닌 척, 모른 척’하는 현실. 이런 기망을 사전에 막으려면, 공직자 재산 정보가 좀 더 공개돼야 한다는 걸 취재하면서 느꼈습니다. 공직자들이 신고한 부동산 재산은 지번이나 동호수는 비공개여서, 기자들도 쉽게 검증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제도 개선과 공직자의 염치를 모두 희망해보면서… 수백 건에 이르는 각종 재산 서류와 등기부등본 분석부터 돈 계산까지 함께 해주신 탐사보도부원들, 그리고 집집마다 불쑥 찾아갔는데도 너그러이 취재 응해 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