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2회_기획보도부문_어린이집-위탁운영 업체 리베이트 실태 연속보도_YTN 안윤학 기자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어린이집은 가장 깨끗해야 합니다. 일단 위생 측면에서 그렇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 아이들의 건강이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집은 또 다른 측면에서 가장 깨끗해야 합니다. 즉, 운영이 투명해야 합니다. 비리, 리베이트가 없어야 합니다. 사실, 어린아이들은 잘 모릅니다. 비리가 있는지 없는지, 뒷돈이 오가는지 아닌지. 하지만 원장과 보육교사들은 가장 깨끗한 마음가짐이어야 합니다. 부모를 대신해주는 사람들입니다. 정직함과 떳떳함으로 아이들을 길러야 합니다. 그게 아이들이 자라는 자양분이 됩니다. 아이들이 태어나 가장 먼저 사회생활을 배우는 곳이 바로 어린이집입니다.
 
어린이집과 위탁운영 업체의 비리 실태를 처음 접했을 때, 이 점이 가장 마음 아팠습니다. 아이들에 부끄럽지 않을까? 매일 매일 보는 아이들에 미안하지 않을까? 대체 어떻게 한 달에 천만 원씩이나 아이들 돈을 빼갈 수 있지? 행여 나중에 아이들이 이 사실을 알았을 때, 얼마나 큰 충격을 받을까? 취재를 도와준 한 전직 어린이집 원장은 “아이들에게 죄를 지어놓고도 떳떳한 태도들이 같은 원장으로서 부끄러워 죽겠다”고 가슴을 쳤습니다. 기자는 사실만 전달해야 합니다. 기사에 감정을 실어선 안 됩니다. 최대한 절제했지만, 취재진 또한 분한 마음을 감추기 힘들었습니다.
 
YTN 특별취재팀은 새로운 불법 비리 행태를 고발했습니다. 어린이집 보육료 리베이트, 사실 여러 차례 지적된 문제입니다. 2018년 사립 유치원 사태도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건은 원장 개인 횡령을 뛰어넘는 규모의 사건이었습니다. 리베이트는 위탁운영 업체를 중심으로 조직적이고, 또 시작부터 계획적으로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해당 업체는 그걸 ‘합법적인 수익’으로 둔갑시켰습니다. 본질은 다를 게 없었습니다. 기존 리베이트 관행을 아예 수익모델로 삼았고, 뒷돈을 챙기는 건 똑같았습니다.
어린이집 관계자들의 행태는 분명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법적·제도적 구멍이었습니다. 해당 업체는 그 구멍을 봤던 겁니다. 취재진은 그 구멍을 막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부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던 위탁운영 업체의 실체와 법의 허점을 지적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해당 업체는 기획보도가 나가는 내내 그 어떤 입장도, 해명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다만, 업체가 어린이집 원장들과 어떤 대책을 세우고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는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 해프닝이다”, “YTN이 오해한 거다”, “7편 보도 나가면 잠잠해질 것이다”, “각 원장들은 예전처럼 어린이집을 운영하면 된다”, “다만, 외부에는 업체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모른 척해라”…. 후속 기사로 담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복지부 특별 점검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경찰 수사도 차근차근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 결과에 따라 정부와 국회도 후속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전이라도, 리베이트 규모가 YTN 보도로 조금은 줄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현장에서 파이팅 넘치게 취재하며, 맘껏 실력 발휘 해준 팀원들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히, ‘이건 진짜 심각한 문제다’ 공감해주고, 함께 고민해줘서 정말 고마웠습니다. 제목 단어 하나, 기사 한 줄 한 줄 심혈을 기울여 봐준 사회부장께도 은혜 보답하겠습니다. 팀원들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이번 사건,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조사 상황에 따라 추가 보도를 해야 합니다. 제도 개선도 마무리돼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들이 전보다 깨끗한 환경에서 깨끗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 끝까지 힘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