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1회 뉴미디어부문_민식이법이 놓친 것들_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 심영구 기자

‘민식이법’ 논란, 그 다음을 위하여
 
불의의 사고, 40만이 참여한 국민청원과 법 통과, 그리고 시행.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민식이법’을 둘러싼 논란이 커져 갔습니다. “잘못 없어도 무조건 징역형”이라는 과잉 처벌 우려가 사실처럼 받아들여졌습니다. 실제로 그런지는 시간이 더 지나 데이터가 쌓여야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저희는 ‘어린이 교통 안전’ 전반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에 착수했습니다. ‘민식이법’은 어린이보호구역 내 사고 처벌을 강화하고 또 보호구역에 교통안전시설을 확충하는, 크게 두 가지 내용입니다. 이 보호구역에 집중된 대책이 적절한지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어린이보호구역은 16,912곳, 지정률은 82%에 이르렀지만(2019년 말 기준), 초등학교, 유치원에 편중돼 있었고 어린이집과 학원 지정률은 크게 낮았습니다. 또 어린이 시설 주변이어야만 지정이 가능했고 유동인구나 사고에 대한 고려는 없었습니다. 사각지대가 나올 수밖에 없을 것 같았습니다. 주간 시간대 어린이 유동인구가 높은 지역과 어린이 사고가 발생한 지역을 종합해 ‘어린이보호구역 사각지대’를 확인하니 서울에만 15곳이 나왔습니다. 많은 수는 아니나 지정률의 편차와 지정 기준 문제 등을 볼 때 “보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뒷받침하기엔 충분했습니다.
보호구역 내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불법 주정차가 꼽히지만 그 불법 주정차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할 데이터는 없었습니다. 저희가 직접 만들었습니다. 각 단속 건수의 위치 정보를 보호구역과 일일이 대조해 ‘보호구역의 불법 주정차 단속’ 데이터를 처음으로 확인했습니다. 구별로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비교해볼 수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 또 다른 교통약자인 노인에 주목했습니다. 사고 추이를 보면 어린이 이상으로 심각하지만 노인 교통 안전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습니다. 보호구역은 어린이의 9분의 1 수준, 그렇다 보니 사각지대는 훨씬 더 넓고 많았습니다.
 어린이, 노인 등 교통약자 보호구역은 말 그대로 약자를 보호하자는 취지, 가능하면 다니지 않거나 통행할 때 주의하는 게 당연한 곳입니다. 내 자식, 내 부모가 아니더라도 그래야 마땅할 텐 데 ‘민식이법’ 논란에선 그 부분을 놓치고 있지 않나 돌아봤습니다. 차보다는 교통약자, 나아가 보행자 전체가 우선이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저희 기사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합니다.
매번 그렇습니다만, 기자와 분석가 역할 이상으로 디자이너, 영상기자, 편집기자, 인턴들 노고가 컸습니다. 시간이 좀 걸려도 믿고 지지하며 이끌어 준 최대식 부장과 손승욱 팀장에게 감사드립니다. 고 김민식 군의 명복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