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9회 뉴스부문_채널A 검언유착 의혹 연속보도_MBC 신수아 기자

감옥에서 온 제보
 
감옥에서 제보가 왔습니다. 제보자는 금융 사기죄로 복역 중인 벨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의 이철 전 대표. 채널A의 한 법조 기자가 자신에게 편지를 여러통 보냈는데 내용이 협박에 가깝다는 것이었습니다. 대놓고 협박을 해 공포스러웠다고 했습니다. 이철의 지인이 채널A 기자를 만났을 때도 마찬가지. 이철과 지인이 제시한 편지와 녹음 내용을 확인해 보니 취재가 아니라 사실상의 협박이 맞았습니다. 곧바로 취재에 들어갔고 이철 측과 채널A 간에 오가는 대화를 확인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채널A 기자가 이철 측에 검사장과의 통화내용을 제시한 사실까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 종편 기자의 취재 윤리 위반을 고발하기 위해 시작된 취재는 이철 측, 검찰 측, 채널A를 취재해 나가는 과정에서 검언유착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그 실체를 드러내는 데까지 나갈 수 있었습니다.
 
법조기자가 이철 전 대표에게 감옥으로 보냈던 네 통의 편지 내용만으로도 보도 가치는 충분했습니다. 가족에 대한 노골적인 협박은 명백한 취재윤리 위반이었습니다. 채널A 기자는 검찰의 수사진행 상황을 세세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검찰이 알려주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내용들이었습니다. 이 기자는 그 내용을 근거로 이철 측을 압박했습니다. 채널A 기자는 2월에 검찰이 3월 중순쯤 이철 대표를 소환 조사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그대로 실현 됐습니다. 자신이 수사 기관에서 취재한 내용을 수사를 받는 피의자에게 전달하는 것도 넘어갈 수 없는 명백한 취재윤리 위반이었습니다.
 
검-언유착
채널A 기자는 자신이 이철과 나눈 대화 내용을 한 검사장에게 상세하게 보고했습니다. 그리고 검사장과 나눈 대화를 다시 이철 측에 제시했습니다. 기자가 아니라 전형적인 브로커의 모습이었습니다. 검사장은 수사에 협조하면 봐주겠다는 대답을 서슴없이 기자에게 해줬습니다. 기자와 이철이 가장 듣고 싶어 한 바로 그 말이었습니다. 검사장은 대검 범정에 특정 검사를 접촉하면 된다고 구체적인 방법과 사람까지 지목했습니다. 또 이철의 심경과 반응을 기자로부터 전해 듣고는 수사팀에 전달하겠다고도 했습니다. 뭐라고 하는지 계속 알려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검언유착이 어느 수준에서 이뤄졌는지 다 알 수는 없어도 공통의 목표를 위해 서로가 서로에게 협조하며 사건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공개된 것입니다.
 
보도 이후
취재 기자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점은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입니다. 출입처에서 던져주는 정보를 별다른 검증 없이 써 온 것은 아닌지, 그 과정에서 출입처 취재원들과 가까워지면서 서로가 서로의 이익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를 이용하며 야합해 온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많았지만 관행은 쉽게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보도로 드러난 한 기자와 한 검사장의 유착은 극단적인 사례인 것은 분명하지만 기자 사회와 시청자들에게 던진 메시지는 충격적이고 무거웠습니다. 이번 보도를 통해 시청자들은 기자들이 출입처에 어떤 식으로 동화되고 유착하고 있는지 명백하게 알게 됐습니다. 수준 높아진 독자들 앞에서 기자들은 과거의 관행을 답습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이번 보도가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의 단초가 되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