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9회 경제보도부문_빅데이터로 본 소상공인 코로나19 타격 심층분석_KBS 이현준 기자

언론이 문제 개선에 도움이 되는 바로 그 순간
 
짧은 기자 생활을 하는 동안 몇 차례 보람을 느낀 적이 있습니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칠 때쯤 다시 한번 동력을 불어넣어 주는 계기가 되곤 합니다. 이번에도 그런 보람을 느꼈습니다. 저희 금융팀의 기사가 현실 속 꽉 막힌 문제를 개선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대단한 변화를 만들어낸 것은 아니어서 취재 경위를 밝히는 게 민망하기도 하지만 또다른 후속취재를 위한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짧게나마 그 경위와 후기를 말해보고자 합니다.
 
쏟아지는 제보 속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되는 허점은?
 
코로나19 전국적 확산 이후 금융당국은 소상공인들에 대한 지원책을 쏟아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저금리 소상공인 대출제도였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하루에도 몇 건씩 비슷한 내용의 제보가 이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소진공 대출은 너무 느리고 은행 대출은 받기가 너무 어렵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소진공 대출은 신속한 지원이 어려운 구조적인 이유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그 이면에는 소상공인에 대한 공식적인 매출 통계, 세금 내역 등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깔려 있었습니다. 누가 실제로 코로나19 타격을 받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적재적소에 빠르게 지원을 하는 것이 어려웠던 겁니다.
 
해답을 찾기 위한 열쇠는 빅데이터라고 판단했습니다. 문제는 확보 여부였습니다. 여기저기 수소문하던 중에 지인이 빅데이터 업체에 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무심코 흘려들은 적이 있어서 물어봤습니다. 그 업체가 60만 개 소상공인 업체의 50억 건에 달하는 매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라는 사실을 듣고선 만세를 불렀습니다.
 
열흘 정도의 분석과정을 거쳐 얻어낸 빅데이터는 놀라웠습니다. 기존에 나왔던 데이터 분석 기사보다 훨씬 정교했습니다. 단순히 스포츠 업종의 매출이 떨어졌다는 사실에서 한발 더 들어갔습니다. 수영이나 태권도, 요가 매출은 떨어졌지만 야외에서 혼자 탈 수 있는 자전거 매출은 오히려 급증했습니다.
 
보도가 만들어낸 작은 변화의 순간들
 
이후 학계와 지자체 등에서 자료 제공 요청을 해왔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도 KBS 보도 이후 같은 업체로부터 해당 자료를 받아서 활용 방안 검토에 착수했고, 행정안전부도 빅데이터 인력 충원에 나서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금융위도 은행 대출 절차를 개선했습니다.
 
돌이켜보면 행운이 많이 따른 취재여서 이렇게 결과물이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참 다행이고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단발성 기사에 그치지 않고 KBS 금융팀은 지속적으로 해당 업체와 함께 빅데이터 분석 기사를 이어가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저희의 작은 노력이 문제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