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8회 뉴스부문_라임 사태 연루 전 靑 행정관 법카·금품수수 의혹_KBS 우한솔 기자

이 사건에 대해 알고 싶으면 연락을 주세요.’
 
대부분의 취재가 그렇듯, 시작은 제보였습니다. 첫 통화에서만 2시간을 보냈습니다. 얼굴도 보지 못한 제보자, 어디서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나눈 대화였습니다. 많은 질문과 대답이 오고 갔고, 이 가운데 저희가 주목한 몇 가지 사실관계 중에 ‘법인카드’가 있었습니다. 금융감독원 소속의 청와대 행정관이 한 회사의 법인카드를 받아 사용했다는 제보, 가능한 일일까 싶었지만 확인하고 싶은 이야기였습니다. 구체적인 뇌물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확인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또 다른 취재원은, 카드 사용 내역과 통화 기록만 확인하면 금방 확인할 수 있지 않냐고 되묻기도 했습니다. 취재원들의 생각보다 기자가 할 수 있는 범위가 넓지 않다는 사실을 이해시켜야 했습니다. 어렵게 설득한 취재원들에게, ‘제보 내용은 많은데 이렇게 오랫동안 기사화가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도 여러 차례 받아야 했습니다.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있었습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언론’이 갖는 위치, 다시 한번 절감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추가 확인도 거치지 않은 채 보도를 할 수는 없었습니다. 취재원들에게도 그렇게 설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안한 마음에 ‘믿어달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왔습니다. ‘답답하다’고 화낼 줄 알았는데 수초 간 정적이 흐르더니 되돌아온 건 ‘허허’, 웃음이었습니다. 의외로, ‘그래서 KBS 믿는다. 확인하실 수 있는 데까지 확인해 보시라’는 말이 돌아왔습니다. 자신감이 생겼지만, 그것도 하루 이틀이죠. 이 한 가지 팩트를 확인하기 위해 2주를 보내고 나니 다급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카드에 대해서 알고 싶으신가요?’
 
구체적으로 사실관계가 확인된 건 방송이 되기 하루 전이었습니다. ‘법인카드에 대해서 알고 싶으냐’는 문자 한 통이 시작이었네요. 추가로 전 청와대 행정관의 가족이 사외이사로서 수개월 간 선임돼 있었다는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저희가 생각했을 때 이 두 가지 사실은 매우 중요했습니다. 뇌물죄로 연결될 수 있는 구체적인 행위가 확인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직 이 사건은 한창 진행 중입니다. 많은 언론사가 사건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달려든 사건이기도 합니다. 이 사건에 묻혀 있던 하나의 사실관계를 밝히는 데 일조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오로지 기쁠 뿐입니다. 더불어 실체를 밝히기 위해 어렵게 나서준 많은 취재원이 있었던 덕분에 보도가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여러 명의 기자가 자정이 다된 시각까지 보도국 사무실에서 한두 가지 팩트를 확인하기 위해 이리저리 골몰하던 때를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