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8회 뉴스부문_라임 사태 관련 청와대 관계자 로비 의혹 등 연속 단독보도_SBS 임찬종 기자

라임 관련 정·관계 로비 의혹 단독보도와 집요한 음해
 
라임자산운용 관련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서 아무 것도 밝혀지지 않았던 올해 초, 저는 한 피해자로부터 녹음파일을 건네받았습니다. 라임 최고위 경영진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으며, 라임 관련 펀드에 1조 원 이상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진 증권사 간부 장 모 씨와 피해자의 대화가 녹음된 파일이었습니다. 핵심은 라임 관련 정·관계 로비에 대한 장씨의 발언이었습니다. 장씨는 상장업체를 소유한 “회장님”이 라임을 살리기 위해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 등에게 로비를 했으며, 재향군인회 상조회를 인수한 뒤 상조회 보유 현금을 동원해 라임 측에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핵심 관계자의 로비 증언이라는 점에서 보도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관건은 발언의 신빙성이었습니다. 검증을 위한 확인 취재에 나섰습니다.
 
먼저 로비 대상으로 지목된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 김 모 씨에 대해 취재해봤습니다. 금감원에서 청와대에 파견된 동명의 행정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 행정관은 SBS 측에 장씨를 본 적도 없다고 주장했지만, 녹음파일 속에서 장씨는 해당 행정관의 유학장소까지 정확하게 언급했습니다. SBS가 보도 직전 김 행정관이 청와대에서 금감원으로 복귀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녹음파일에 나오는 재향군인회 상조회 인수 과정도 살펴봤습니다. 장씨는 “회장님”이 로비를 해놨기 때문에 특정 업체가 인수자로 선정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장씨의 말처럼 해당 업체가 인수자가 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라임을 위해 상조회가 보유한 현금을 활용할 거라는 장씨의 말을 뒷받침하듯이 거액의 상조회 자금이 인수 직후 빠져나간 정황도 취재했습니다. 이 밖에도 녹음파일에 등장하는 여러 사실관계를 검증한 결과 SBS는 로비를 언급한 장씨 발언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3월 9일 <[단독] “靑 행정관이 막았다” 라임 의혹 녹음파일 확보>라는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라임 관련 정관계 로비 의혹을 처음으로 알린 기사였습니다. 추가 의혹 보도도 이어갔습니다.
 
청와대 관계자 연루 의혹을 제기한 SBS 보도 직후부터 어떤 이유에서인지 음해가 시작됐습니다. A 방송사 기자 등은 SBS가 검찰로부터 녹음파일을 제공받았다는 허위사실을 페이스북을 통해 유포하기도 했습니다. 명백한 거짓으로 확인되자 사과했지만, 글 내용이 다른 방송 등을 통해 재유포되면서 근거 없는 음해가 확산됐습니다.
 
그럼에도 SBS는 로비의 ‘키맨’으로 지목된 “회장님”을 계속 추적했습니다. 결국 녹음파일 속 “회장님”의 정체가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며, 김 전 회장과 전 청와대 행정관 김 모 씨가 강남의 최고급 룸살롱에서 어울렸던 사실을 복수의 직접 목격자 취재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녹음파일 속 로비 증언을 뒷받침하는 결정적 근거를 찾아낸 것입니다. SBS 보도 이후 도피 중이었던 김봉현 전 회장은 체포됐고, 전직 청와대 행정관 김씨는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습니다. 뇌물 혐의에는 검찰보다 앞서 SBS가 밝혀낸 룸살롱 접대 등도 포함됐습니다. 추가 로비 의혹 관련 수사도 본격화됐습니다.
 
SBS가 녹음파일을 입수한 후 신빙성을 검증해 보도하고, 추가 취재를 통해 직접적 로비 정황을 찾아내지 못했다면 라임 관련 로비 의혹은 여전히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SBS 보도 후 취재에 나선 다른 언론사들의 보도도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불완전한 정보의 퍼즐을 맞추고, 감춰져 있는 연결고리를 찾아내서, 권력형 비리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하는 것은, 뒤따르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위험하고 어려운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SBS 보도로 알려진 인물들과 관련된 추가 의혹을 후속보도했던 A방송사가 SBS의 선행보도를 폄훼하는 명백한 허위사실을 ‘이달의 방송기자상’ 공적설명서에 기재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SBS 보도와 후속보도의 가치를 동일선상에서 평가받는 것도 납득하기 쉽지 않지만, A사 기자의 허위사실 유포 행위로 어려움을 겪었던 SBS 보도와 관련해 또 다시 허위사실을 언급한 A사 측 행위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