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4회 영상취재부문_연속기획 死․삶 ‘살아남은자의 기억'_KBS제주방송총국 강재윤 기자

저는 형무소에서 나갈 날짜가 기약이 어수다
 
4.3 생존희생자 양근방 할아버지(1933년생)가 목포형무소에 면회를 오신 아버지께 한 말이다. 이 말에 아버지는 절망하여 식음을 전폐해 일주일만에 돌아가셨다. 몇달후 특사로 석방해 고향에 돌아온 양할아버지는 아버지 별세 소식에 큰 충격을 받는다. 그때 아버지를 안심시킬수 있는 말을 했었더라면 아버지는 돌아가시지 않았을텐데…
지금까지 한번도 입밖으로 꺼내지 않았던 얘기였다. 카메라 앞에 앉은 할아버지는 슬픔과 안타까움에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삶  살아남은 자의 기억
 
2019년 올해는 제주 4.3 사건이 발생한지 71주년이 되는 해. 그 말은 당시 4.3 사건을 겪었던 분들이 최소 71세 이상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셨다는거다. 안타깝게 올해도 벌써 희생자 두 분이 돌아가셨다. 이제 4.3 사건을 겪은 분들의 생생한 증언을 들을 수 있는 날도 얼마남지 않았다는 위기감에 제주KBS는 4.3사건 생존희생자 200여분들의 증언을 영상기록 및 방송하고자 기획하게 되었다.
 
눈부신 조명과 4대의 카메라 앞에 앉은 생존희생자분들이 4.3 당시 겪었던 참혹하고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증언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고령으로 거동도 불편하고 귀도 멀어 의사소통도 쉽지 않았지만 생존희생자분들은 담담하게 증언을 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영상편집이었다. 증언내용에 맞는 배경음악과 당시 영상자료, 사진을 수집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또한 상황재현, 흑백사진 촬영 등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증언을 영상화하는데 초점을 맞춘 결과 한 편의 인생 드라마가 완성이 되었다. 지난 8월부터 현재까지 총 12편이 제작되어 방송되었고 앞으로도 생존희생자분들이 살아계실 때까지 증언을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다.
 
死‧삶 ‘살아남은 자의 기억’을 높게 평가해주신 심사위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함께 고생해 주신 유용두‧최혁준부장님, 촬영보조 홍종범씨에게도 고마움의 인사를 전합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제주 4.3사건이 더 널리 알려지기를 기대해 보며 마지막으로 4.3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산증인이신 생존희생자분들의 만수무강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