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2회 지역뉴스부문_‘지역아동센터’ 부당운영 집중점검 · 민감정보 유출 고발 보도_kbc광주방송 이준호 기자

보호받지 못한 아이들, 지역아동센터 부당 운영 집중 점검
 
전화 트라우마>
강원도, 충남, 부산 등등.. 연속보도가 시작된 뒤, 전국 각지에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왜 우리들의 치부를 계속해서 들춰내는 것이냐” “언제까지 보도를 할 것이냐”와 같은 성토가 이어졌습니다. 전국 지역아동센터 단체의 항의는 집요하고 조직적이었습니다. 취재기자 한 명이 한 달 내내 이 모든 걸 감당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마치 지난해 사립유치원 사태를 연상케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제보와 의심>
이 모든 것의 시작은 제보자A의 전화였습니다.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수십 명의 아이가 상당 기간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에 노출돼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폐쇄적인 지역아동센터의 구조 탓에, 일부 정보만으로 제보의 사실관계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때문에 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아이들, 학부모, 종사자, 시설장, 식품업체, 행정 서류, 제보 영상 등에 이르기까지 모두 7단계의 검증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보도 여부를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아동복지의 그림자>
과연 이 센터만의 문제일까. 취재진은 다른 시설들로 취재 범위를 확대했습니다. 정보공개 등을 통해 입수한 공문서에는 부당 운영의 흔적과 단서를 다수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현장 취재를 통해 실체를 하나하나 추적했습니다. 총 13번의 보도가 이어질 만큼 부당 운영 사례는 다양했습니다. 혈세로 매달 꼬박꼬박 월급을 받는 시설장의 겸직 금지 위반, 기부금 사적 사용, 인건비 착복 등의 내용을 다뤘습니다.
 
민감 개인정보인터넷에 버젓이>
인터넷에 게시된 전국 지역아동센터들의 공시자료를 살펴보다 다소 충격적인 사실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생리대를 지원받은 저소득층 여학생의 이름, 한 부모 가정 아이의 이름과 같은 아동들의 ‘민감 개인정보’가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공공 인터넷사이트에 버젓이 노출돼 있었습니다. 센터 이름과 지역명이 함께 나와 있어 해당 아동을 특정하는 게 가능했습니다. 이런 정보 유출의 원인은 단순했습니다. 센터 시설장이 기부금 사용 내역 등을 인터넷에 공시할 때, 아동들의 민감 정보를 가림 처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돌봄 복지 향상기대>
보도 이후 제도 개혁 논의는 즉각 시작됐습니다. 대통령 소속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아동 민감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보건복지부에 ‘제도 개선 권고’를 내렸습니다. 시민단체와 정치권은 부당 운영을 막을 구체적인 제도 개혁과 관리·감독 강화를 촉구했고, 실제 광역자치단체 차원의 특별감사반도 구성돼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번 보도를 통해 현재 10만 명 그리고 앞으로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할 많은 아이들이 더 나은 복지서비스를 제공받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