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1회 지역기획보도부문_생존과 바꾼 5조 원, 원전 지원금 대 해부_울산MBC 설태주 기자

원전지원금, 누구를 위한 지원금인가
“1~2년도 아니고 해마다 수백억 원씩 이상한 돈이 쓰이는 거, 이거 너무 한 것 아닙니까?”
지난 5월, 새울 원전이 있는 울주군 서생면 한 주민단체 관계자 제보로 취재가 시작되었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에서 마을에 주는 지원금이 수상한 내용으로 계속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원전지원금
그동안 몇 차례 방송 했지만 신빙성 있는 내부 고발이 없어 항상 갈증이 있던 아이템이었다. 현장 몇 군데를 취재했더니, 시세보다 수십억 원이나 더 비싸게 빌딩을 사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단체가 지자체와 중복되는 방역을 몇 차례 한 뒤 수천만 원을 받는 등 원전지원금 사용에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았다. 취재팀은 원전지원금 부정 사용이 울산만의 문제는 아닐 것으로 보고 한수원에 원전지원금 전체 사용 내역을 요구하는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기본지원금, 특별지원금, 지역자원시설세, 사업자지원금, 상생협력사업비까지. 여기에 주민단체에서 제보받은 사업별 감사 자료와 진행일지까지 더한 자료를 분석, 재가공하여 원전지원금 사용현장을 하나씩 취재했더니 대부분 일회성·소모성·중복투자 예산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원전을 건설하라며 집회를 주도한 몇몇 인사는 한수원에서 협력업체를 운영하게 됐다. 원전지원금이 발전소 주변 주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기보다 일부 주민대표들 배만 불리고 있다.
 
괴롭습니다. 상대적 박탈감까지 느낍니다.”
원전지원금 비리에 가장 허탈해하는 사람은 같은 마을 이웃에 사는 일반 주민들이다. 지원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은 수십 년이 지나도 낙후된 마을 모습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몇몇 주민대표 그들만의 돈 잔치에 숨죽인 불만이 나오고 있다. 원전지원금이 마을 발전보다 주민들 간에 불신과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원전 안전에 대한 감시와 견제
원전지원금을 두고 한 가지 간과하는 것이 있다. 원전 안전에 대한 감시와 견제다. 신 고리원전 5, 6호기는 사용 후 핵연료 보관을 40년 저장 규모로 짓고 있다. 기존 원전의 2배다. 원전 안전에 대해 찬반이 있을 수 있지만, 문제는 이러한 사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한수원은 해마다 원전 주변에 수천억 원씩 지원금을 주면서 이러한 논란을 잠재우려는 것은 아닐까?
 
방송 후 원전 주변 일반 주민들로부터 고맙고 후속 취재를 요청하는 격려 전화가 잇따랐다. 경찰이 방송 내용을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했으며, 새울 원전은 지원금 심사를 더욱 강화하겠다며 재발방지를 약속했으며 정부도 현재 진척이 없는 원전지원금 투명화 방안을 조속히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원전지원금 문제는 그동안 끊임없이 의혹이 제기돼 왔지만 풀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도 후속 보도가 계속되어야 하는 이유다.
울산MBC 설태주 기자